[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물의 추억 어릴 적에는 ‘물에 물탄 듯, 물 같은 사람’이라는 얘기는 꾸지람이었다.비가 내리고 도랑에서 미꾸라지 잡던 것은 즐거운 추억이고터벅터벅 노란 장화는 빛물 튀기는 놀이였다. 온 동네 어른들이 등교 길 업어서 건네주던 냇물은 사랑이었고 장마비가 내린 후 마을 앞 냇가에 황토물이 다리를 집어삼키고커다란 나무둥치와 호박이, 어미돼지까지 두둥실 떠내려가던 모습은 무서움이었다.예천 명봉사 계곡에서 가재 잡던 소소한 즐거움은 갑작스런 소나기와 우당탕 계곡물에 혼비백산했었다.가파른 오르막 등산길에서 한 모금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명 누군가가 꿈꾸고, 무언가 도모를 할 때에는차곡차곡 이유와 명분을 쌓고태엽을 감듯 에너지를 응축시키다가 동남풍, 그 때가 되면 씨줄 날줄 순서대로 살을 쏘아 보낸다. 날아온 우리들 대부분의 화살들은 과녘에 꽃혀 파르르 떨림이 있고서야내가 살이었구나! 작은 깨달음을 얻을 테지만어디로부터, 어느 꿈으로부터 비롯되었는지 망각의 벽을 투시하지도 못한다.그렇다.어쩌다 설계자의 꿈을 만나는 것은 환상살의 결대로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것은 숙명 그래도 그 꿈을 거슬러 올라가려는 몸부림은 운명그럼에도 운동량 O이 되어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갈등 갈등은 살아가는데 필수요인이다. 안과 밖을 경계로 항상 출렁이며 호흡하고 섭취하고 휴식하고 배출하는 것이 곧 생명활동이다. 이 과정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이냐?”는 각 개체의 선택이고 역량이다. 하나의 개체뿐만 아니라 하나의 단위조직도 같은 메카니즘을 가진다. 본래 갈등(=葛藤)은 넝쿨나무인 등나무(=藤)와 칡나무(=葛)의 다툼에서 비롯되었다. 넝쿨이 나무를 타고 위로 올라가는데 葛과 藤의 회전방향이 달라서 서로 부딪히고 다툰다고 한다. 안과 밖의 갈등을 자꾸 부추키면 쌍소멸의 길을 갈 것이고, 잘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풍경소리댕그랑 풍경소리는 바람이 스쳤다는 것이고,누군가의 깨달음처럼 내 마음이 출령거려 춤을 췄다는 것일테니누군가 내 마음에 파문(=波紋)을 남겼다면 그게 ‘벗님’아닌 또 무엇이랴?바람이든 사람이든 추억이든 인연이든 제 리듬에 맞춰 오갈뿐이니굳이 내 그물에 가둬놓고 이러쿵저러쿵 시비(=是非)할 필요는 없다.다만, 시절이 부처님오신날 즈음이라 깨달음, 수도, 수행, 명상, 참선, 선화, 선필 이런 류(類)의 단어들에 대하여 친밀도가 높은 내게는 또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고, 또 억지로 주변의 절이라도 한 번 찾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꿈중년 갱년기에 들어 이리저리 삶의 과정에서 해야 할 숙제들을 마칠 때쯤이면, 아마도 일시적 공황상태를 맞이할 것이다.정신없이 하루 한 달 한 해를 살아내느라 바쁘다가 자의반 타의반 많이들 내려놓고 비우고 살게 된다.내가 지금까지 버텨온 가치관들이 내 자식들의 세대에서 강물이 흐르듯 떠 밀려서 내려가는 것이 보이고, 바깥 세상의 변화는 가속도가 붙어서 나 하나쯤은 무시하고도 바퀴가 굴러가고 있으니 당연히 찾아오는 허(虛)함이다.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회고(回顧)’를 통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할 때이니 어쩌면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時中, 상황(=때)에 잘 맞음 모든 일에는 때가있다. 큰 일이나 작은 일이나 상황과 시기가 잘 맞아야 한다. 흔히들 ‘물 들어올 때 노 젖는다’고 하는 것처럼 천사(天事)에 천시(天時)가 맞아야 하고, 인사(人事)에 인시(人時)가 맞아야 한다. 바꿔서 얘기하면 내부의 준비와 외부의 여건이 잘 어울어져야 일이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빛글作에서는 위로부터 時의 획이 이어져 내려와 회오리처럼 말려 끝이 났고, 中은 깃발로 대체되었다.하늘(=바깥)의 여건이 땅위의 깃발로 이어졌다. 파란 깃대와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시우(時雨), 때맞춰 오는 비.5월 5일 어린이날과 오늘 6일까지 때가 비가 내린다. 당초 거창한 연휴계획을 세웠던 집집마다 소란이 있었을 것이다.우리집도 마찬가지다. 처음으로 차박캠핑을 해보려고 이것저것 텐트랑 간이침대 필요물품을 마련하고 아들딸 세 가족이 합체해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비와 강풍 예보에 바닷가는 아닌 것 같아 접어야 했다.인간사 다 그러할테니 더 큰 단위, 하늘에서 움직이는 동정(動靜)이 우리네 삶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비는 특히 연휴에 물려서 내리는 비라 아쉬움이 더 묻어난다.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모든 물음에 대한 답은 어디에서 나올까? 나의 물음에 답을 해 주는 이가 있다면 그가 스승이다. 근데, 그 스승은 답을 어디서 찾아서 얘기를 해 주는 것일까?또 한번을 더 헤집고 올라가도 같은 물음의 벽을 만나게 된다. ‘물음’은 어디서부터 시작이고 ‘답’은 어디로부터 주어지는 것일까?색(色)은 빛의 산란(散亂)이고 세상은 온갖 색으로 가득하다.질문이 제각각의 방향성과 무게감을 가지듯 색(色)도 반사되는 방향과 파장이 제각각이다.그래서 물상(物相) 제상(諸相)을 다 모아 축약해서 3개의 세상(世相)으로 간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무딘 칼 스승 : 세상은 온통 날서있는 칼산, 칼지옥 인데 네 칼은 너무나 무디구나. 그 무딘 칼이 어디에 쓸모가 있느냐? 제자 : 예. 제 칼은 남의 살을 베고 도려내는데도 부족하고, 초목을 베는데도 시원찮고, 심지어 한조각 빵을 써는데도 더디지만. 마음을 갈고 갈아서 세월에 움푹 페인 벼루처럼 형태가 잡혔으니 이 칼로 창공을 베어 가르거나 邪氣를 막아 물리치는 데는 쓸모가 있습니다.스승 : 그렇구나. 너는 心劍을 다듬고 있었구나. 제자 : 예. 칼집에서 나올줄도 모르는 둥글고 무딘 칼입니다. 추덕(追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해오(解悟)!당신은 나의 님이시라.동구 밖 꽃가마 나팔소리에도 어찌 안 오시고천둥소리하늘 우르릉쾅 부르짖어도 어찌 안 오시고땅울림화산이 갈라터져 불기둥 높아도 어찌 안 오시더니당신이 오시는 길은…침잠(沈潛)맨발로 뛰어나가 맞이하는 그저 누런 황톳길.이미 내 심중(心中)에 들어와 숨 쉬고 계시는설레는 마음 천둥소리심장 두근대는 땅울림추덕(追德) 배재원- 1963년생, 경북 상주- 대구 능인고등학교- 대전 대전대학교 한의학과 2회 졸업- 한의사/우리한의원 원장 (경북, 상주)나는 ‘우주는 휘고, 꼬이고, 비틀리
빛글은 本心이라는 거울에 비춰보는 붓글이다. 자연스럽게 화선지와 먹붓이 재료로 선택되었다. 그런데 내면의 거울에 비추는 작업과정에 재료와 소재, 양식의 경계가 필요하지는 않다.글씨와 그림의 경계가 모호할 수 있고, 서로 넘나들 수도 있다. 그저 빛글에 비교해서 보다 더 그림에 가까울 때 ‘빛그림’이라고 하면 된다. 이 作은 빛그림 첫 번째 문자추상이다. 예술작품이 그러하듯 빛글, 빛그림은 사실은 작가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말이 없어도 감상자의 느낌, 공감을 끌어내고 울림을 만난다면 나름의 역할을 한 것이다. 굳이 배경설명을 하는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世上)은 유위(有爲)의 물질세계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實相)은 유위(有爲)와 무위(無爲)가 중첩되어 있다. 무위는 정신과 영혼, 믿음과 신념, 기(氣)와 의미(意味), 소(素)의 영역이고 유위는 물질과 육신, 하드웨어, 펼져진 세상, 수(數)의 영역이다. 지구의 역사는 대략 55억년 이고, 인류의 출현은 약 400만 년 전이라 하니 지구 전체의 역사에서 보면, 인류는 근대화이후 유위(有爲)의 물질문명을 급속도로 발전시켜 왔다. 마치 거대한 불길이 온 천지(天地)를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살아가다보면 흥망성쇠(興亡盛衰)의 흐름을 만나게 된다.이 흐름은 때로는 극적으로 드러나 보일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잔잔한 파도처럼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다.마음의 끌림과 닿음, 밀어냄과 끊어짐도 마찬가지이고 우리 몸에서도 기혈(氣血)의 흐름은 늘 출렁이고 있는데, 순(順)하게 이어지면 자연스런 건강상태이고 혼란하게 꼬이고 뭉쳐지면 병(病)이 된다.이 빛글作 맥(脈)은 붓획이 거칠어 보인다. 좌변(左邊)의 月이 ‘육신의 몸’인데 몸통의 모양새다. 기상(氣相)을 보면 좌선(坐禪)하고 앉은 모양으로 오뚜기처럼 체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생(生)은 낳고, 살아가고, 이어가야 하는 ‘삶’ 전체의 스토리(story)입니다.첫번째 작(作)에서는 '生'이 틀이 잡혀갑니다.빛글 ‘生’이 글자字의 고유한 틀을 갖춘다는 것은 지금까지 이런 류의 자형(字形)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기(氣)의 흐름대로 획의 뼈대가 만들어지고 출렁이며 흐르는 혈맥(血脈)이 연결되고 어울려서 고유의 정체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 가다 가다보면 길이 생겨나고 쓰다 쓰다보면 어느듯 편해진다! "빛글 ‘生’을 통해 의미를 파악하려고 生을 파자(破字)해서 생각을 해봅니다.무형의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이 빛글作 ‘일음일양(一陰一陽)’은 陰陽을 가장 단순화해서 ‘수축’과 ‘팽창’으로 표현했다.동그라미 두 개 덩그러니 그려놓고 작품이라고 낙관을 눌렀으니 쉽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리 간단하고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일음일양치위도(一陰一陽之謂道)” 주역의 계사전에 있다는 문구이고,“음양자 천지지도야 만물지강기 변화지부모 생살지본시 신명지부야 치병필구어본(陰陽者 天地之道也 萬物之綱紀 變化之父母 生殺之本始 神明之府也 治病必求於本)한의학의 원전인 황제내경(皇帝內經)의 소문 제5편 음양응상대론(陰陽應象大論)에 있는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東夷의 꿈은 紅山에 피고三元의 조화는 赤峰에 걸려있네칠천년 뿌리내려 이제사 하루낮밤 지났으니 弘益, 시위없는 大弓에 살을 실어 보내다.“弘益人間은 우리민족의 건국이념이다.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생각이나 견해’를 理念이라 하는데, 우리민족을 하나 되게 엮어주는 최고의 가치를 ‘홍익인간’으로 삼았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하고 놀라운 사실이다. 한 시대를 이끌어가는 어젠다(얘기거리, 주제)를 넘어 세대와 세대를 너머 유구한 역사와 뭇 생명들을 통째로 하나의 그물에 쓸어 담았으니 대륙과 바다를 다 담아내는 큰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나는 대학 입학 후 대전 신도안에서 단묘(檀廟)를 모시고 계시던 정향 조병호 선생님께 소학(小學)을 배우며 동아리 활동을 했었다.그때 간간히 고조선 상고 역사와 단군에 대하여 말씀을 해주셨지만 그때는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훗날 증산교에 심취한 벗들로부터 고대사의 찬란한 얘기를 접했으나 허황한 뜬구름 같아서 애써 외면했었는데, 근래 우실하 교수의 유물 및 유적지의 발굴을 통해 증명이 되는 역사자료를 만났다.이 빛글作 ‘홍산적봉(紅山赤峰)’은 요하 문명권의 요충지 赤峰市의 ‘적봉’과 홍산문화의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본(本)은 뿌리, 기초를 말한다. 나무木의 아래쪽에 점을 붙여 나무의 뿌리 밑을 나타냈는데, 나중에 나무에 한하지 않고 사물의 근본(根本)이란 뜻으로 썼다고 한다.빛글은 우리 한민족의 뿌리사상인 천부경의 ‘본심본태양앙명(本心本太陽昻明)’에서 모티브를 얻어, 本心을 내속의 온전한 자아(自我)로 우주심(宇宙心)과 통하는 개념으로 설정하고 그 本心이라는 거울에 작품하려는 주제를 비춰보는 작업과정을 거치는 것이다.그래서 빛글作家는 서법에 구애받지 않고, 本心에 닿고자 노력하고 왜곡되지 않도록 ‘자기’를 비워내면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부(符)자는 竹(대나무 죽)자와 付(줄 부)자가 결합한 모습으로 ‘부호’ ‘기호’ ‘증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그래서 천부(天符)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증표’라는 뜻이 된다.天符는 천부경(天符經)에서 모티브를 잡고 쓴 것인데 81자로 된 天符經은 한민족의 최고경전이다. 유래에 대해서는 약간의 견해가 다를 수 있으나 우리민족의 상고사(上古史)까지 소환해서 올라가야 더 울림이 있는 얘기가 펼쳐지는데,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을 거쳐 쪼그라들고 뿔뿔이 갈라진 현재의 우리 민족의식으로는 많은 아쉬움과 안타까
[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한자로 자(自)는 1. 스스로, 몸소, 자기(自己) 2. 저절로, 자연히(自然-) 3. ~부터 4.본연(本然) 5. 처음, 시초(始初) 6. 말미암다(어떤 현상이나 사물 따위가 원인이나 이유가 되다), ~부터 하다. 등의 사전적 의미가 있는데, 잘 보면 뜻하는 의미는 전체가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진다. 즉, 처음 비롯되고 시작되는 시점이나 존재, 계기를 말하고 있다. “ ᄒᆞᆫ 生命 받아 왔음에 묻노라. 네 몸, 네 영혼 다 태워 무엇을 밝히려 함이더냐? ”‘스스로 自’를 주제로 붓을 들면 자연스럽게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