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중년 갱년기에 들어 이리저리 삶의 과정에서 해야 할 숙제들을 마칠 때쯤이면, 아마도 일시적 공황상태를 맞이할 것이다.

정신없이 하루 한 달 한 해를 살아내느라 바쁘다가 자의반 타의반 많이들 내려놓고 비우고 살게 된다.

내가 지금까지 버텨온 가치관들이 내 자식들의 세대에서 강물이 흐르듯 떠 밀려서 내려가는 것이 보이고, 바깥 세상의 변화는 가속도가 붙어서 나 하나쯤은 무시하고도 바퀴가 굴러가고 있으니 당연히 찾아오는 허(虛)함이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회고(回顧)’를 통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할 때이니 어쩌면 사춘기시절보다 더 아까운 시간이고 소중한 때이다.

이때쯤의 또래들에게 다들 어릴 때, 청년시절의 내 ‘꿈’은 안녕하신지? 물어보고 싶다.

“당신의 꿈은 안녕하신가요?”

어쩌면 어떤 이는 애당초 ‘꿈’이라는 것이 있었는지조차 아련할지도 모르겠다.

또 어떤 이는 삶의 방향과 꿈의 방향이 정조준되어 달려왔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이는 엇박자나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오락가락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름지기 꿈은 많이 꿔야한다. 나이 들어도 꿈을 꿔야한다.

꿈을 꿔야 그 중에서 몇 개라도, 아니 하나라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 계획없이 씨 뿌리는 봄을 보내면 가을수확 때에 기대할 것 무엇이 있겠는가 말이다.

나는 이제 겨우 60이 되어 친구들이 회갑여행 다니는 그 또래인데, 새로운 꿈을 꾼다.

작가(作家)가 되고 싶은 꿈을 꾼다. 붓 들고 혼자 탐구하던 이 빛글작업으로 작가가 되고 싶다.

무릇 작가는 배움의 과정, 습작의 과정을 거치고, 어쩌다 作이 생산되는 과정을 지나면, 作들이 품위(品位)를 갖춰 제법 독자적인 모양새를 잡게 되고, 그 다음 마음먹으면 언제나 作品이 되는 경지에 닿아야 한다.

그러니까 作家는 늘 새로움을 창조하는 최첨단의 정점에 있어야 하기에, 어려움이 있고 산고(産苦)가 따를 테지만 거기까지 닿아가려 애쓰는 것이 스승에 대한 ‘도리(道理)’라 생각하고 한발 더 앞으로 디뎌보려 한다. 꿈이 영글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기를 기대한다.

추덕 배재원
추덕 배재원

추덕(追德) 배재원

- 1963년생, 경북 상주

- 대구 능인고등학교

- 대전 대전대학교 한의학과 2회 졸업

- 한의사/우리한의원 원장 (경북, 상주)

나는 ‘우주는 휘고, 꼬이고, 비틀리면서, 가고 있는’것이라고 배웠다. 우주뿐만 아니라 인간 삶이 그러한 것 같다.

철들면서 바로 접하는 ‘깨달음’이라는 신세계는 내 삶이 눈앞의 利를 쫓지도 못하게 했고 명예를 추구하지도 못하게 했으며,

그저 평범하고 소박한 시골한의사로 여기까지 이끌어왔다.

대체로 동양학의 줄기는 ‘良心’을 得하면 儒家, ‘無爲’를 得하면 道家, ‘空과色’을 得하면 佛家, ‘陰陽’을 得하면 한의학이 저절로 一通해져야 하는데, 한울정신문화원의 ‘禪筆’을 공부하면서 그 깊고 오묘한 방법을 알게 되었다.

붓에 氣Energy가 집중되면 한 겹 한 겹 허물이 벗겨져 나가고, 맑은 거울을 앞에 두고 춤추듯 저절로 움직여지는 붓흐름 따라 기존의 書法에 없는 無爲붓글을 써왔다.

지금은 천부경의 ‘本心本太陽昻明’에서 모티브를 얻어 ‘本心이라는 거울에 비춰보는 빛글’이라는 타이틀로, 동양사상을 관통하고 있는 의미 있는 한자와 우리 한글을 중심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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