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추덕 배재원] 본(本)은 뿌리, 기초를 말한다. 나무木의 아래쪽에 점을 붙여 나무의 뿌리 밑을 나타냈는데, 나중에 나무에 한하지 않고 사물의 근본(根本)이란 뜻으로 썼다고 한다.

빛글은 우리 한민족의 뿌리사상인 천부경의 ‘본심본태양앙명(本心本太陽昻明)’에서 모티브를 얻어, 本心을 내속의 온전한 자아(自我)로 우주심(宇宙心)과 통하는 개념으로 설정하고 그 本心이라는 거울에 작품하려는 주제를 비춰보는 작업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추덕 배재원
추덕 배재원

그래서 빛글作家는 서법에 구애받지 않고, 本心에 닿고자 노력하고 왜곡되지 않도록 ‘자기’를 비워내면 그만이다.

이 빛글作 本은 한자의 필획은 완전히 벗어나서 가운데 ✳와 ❍로 열매모양이 되었고, 유, 무, 진, 퇴의 네 축 중 有축이 아래로 길어져 나무줄기처럼 되었다.

아랫부분에서는 양쪽으로 갈라진 잎새가 돋아나면서 잎과 줄기 열매모양의 모습을 다 갖추었으므로 생명력을 상징하게 되었다.

그럼 마지막퍼즐인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 여기에서 뿌리는 바깥의 큰 원으로 봐야한다.

이 빛글作 本을 하나의 씨앗으로 본다면 씨앗 속에서 움트려 싹트려고 준비중인 싹의 모습으로 볼 수 있고, 나의 안과 밖으로 본다면 가운데는 개체의 소우주이고 바깥원은 전체의 대우주가 된다. 소우주에는 양심(良心)이 있고 대우주에는 천심(天心)이 있어 서로 통하므로 개체 소우주의 뿌리는 天이고 대우주의 宇宙心이다.

그래서 이 작품 本을 통해 전체를 읽어보면, 대우주는 각각의 개체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 하나의 씨앗들이 대우주로부터 Energy를 공급받아 저마다의 자기 세계를 틔워내며 진화해 가기를 희망하는 것이 本의 의미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뭐 거창하거나 너무 심오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우주’를 단위생명체로 대체해서 이해하면 그만이다. 사회와 구성원이다.

本에 心이 더해져서 本心이 된다. 天心과 良心의 만남이다. 정보가 왜곡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거울’이라는 상징을 가져다 비춰보려는 것이 수련이고 수양이고 빛글이다.

거울은 있는 그대로 제 모습을 비춰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이 죽어서 염라대왕 앞에 가면 업경대(業鏡臺)라는 거울에 한평생의 모든 일들을 순식간에 다 비춰보고 잘한 것과 잘못한 것들을 심판한다고 한다. 이 거울을 죽어서 만날 것이 아니라 살아서 항상 만나야 한다. 내 속에서 나를 비춰볼 수 있는 ‘良心거울’을 가지고 本心을 밝혀야 한다.

이 빛글作 ‘거울’은 하나의 선으로 거울과 장식테두리가 이어졌고 보석색(色)으로 멋을 부렸다. 손잡이까지 있어 내가 주도권을 가지고 비추고 반사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本心이라는 거울에 비춰보는 ‘빛글’은 수양이고 수련이고 수도이다. 단순한 붓글도 아니고 기존의 서법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면서도, 사람들이 교감할 수 있도록 살아서 굴러다니는 굴렁쇠처럼 늘 스스로의 경계선에서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다.

추덕(追德) 배재원

- 1963년생, 경북 상주

- 대구 능인고등학교

- 대전 대전대학교 한의학과 2회 졸업

- 한의사/우리한의원 원장 (경북, 상주)

나는 ‘우주는 휘고, 꼬이고, 비틀리면서, 가고 있는’것이라고 배웠다. 우주뿐만 아니라 인간 삶이 그러한 것 같다.

철들면서 바로 접하는 ‘깨달음’이라는 신세계는 내 삶이 눈앞의 利를 쫓지도 못하게 했고 명예를 추구하지도 못하게 했으며,

그저 평범하고 소박한 시골한의사로 여기까지 이끌어왔다.

대체로 동양학의 줄기는 ‘良心’을 得하면 儒家, ‘無爲’를 得하면 道家, ‘空과色’을 得하면 佛家, ‘陰陽’을 得하면 한의학이 저절로 一通해져야 하는데, 한울정신문화원의 ‘禪筆’을 공부하면서 그 깊고 오묘한 방법을 알게 되었다.

붓에 氣Energy가 집중되면 한 겹 한 겹 허물이 벗겨져 나가고, 맑은 거울을 앞에 두고 춤추듯 저절로 움직여지는 붓흐름 따라 기존의 書法에 없는 無爲붓글을 써왔다.

지금은 천부경의 ‘本心本太陽昻明’에서 모티브를 얻어 ‘本心이라는 거울에 비춰보는 빛글’이라는 타이틀로, 동양사상을 관통하고 있는 의미 있는 한자와 우리 한글을 중심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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