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 전 세계에서 호전적인 국가범죄를 저지르는 나라는 그렇게 많지 않다. 타국을 침략하고, 주민을 살상하며, 여성을 성노리개로 짓밟고, 글자까지 빼앗는 만행을 하는 나라는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다.식민지를 경영했던 열강 국가의 그런 탐욕스럽고 야만스러운 전근대적 행태는 역사를 통해 지탄받아왔고, 특히 1945년 유엔 등 국제기구가 출범한 후에는 그런 호전적이고 침략적인 제국주의나 군국주의적 행태는 비판과 질타의 대상이 되어왔다.특히 국제관습법과 일정한 국제조약에 의해 규정되는 전쟁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설악산의 명물 울산바위가 젊어졌다. 30여 년 전 군사도로였던 미시령을 일반에 개방하자 설악산을 찾는 외지인들은 고개를 오르면서 우뚝 선 바위산을 보며 그 위용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그런데 최근에는 산중턱까지 나무가 들어서 미시령 쪽에서 보면 바위의 절반정도가 숲으로 가려져 있다. 푸른 숲으로 덮여 색깔은 젊어졌으나 화강암의 산 기운이 하늘을 찌르던 위용과 기품은 많이 약해져 보인다.해발 873m의 울산바위는 사방이 절벽으로, 둘레가 4km에 달하며 정상에서 능선으로 6개의
[이코노뉴스=김창훈 민족미래연구소 연구실장] 페이스북을 통해 인도네시아청년과 알게 되었다. 컴퓨터전문가인 20대 인도네시아인과 페이스북 친구가 된 원래 목적은 영어를 사용하는 것과 다른 문화에 대한 인류학적 호기심이었다. 그런데 정작 청년은 카카오톡 전화를 걸어서 한국어로 대화를 신청한다. 인도네시아인은 영어가 무척 능숙하지만 어눌한 한국어로 대화를 이어나가려 한다. 주로 한국어로 떠들다가 어려운 개념들이 필요하면 영어를 섞어서 대화했다.k-pop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는 청년에게 인도네시아의 대문호 ‘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에게 유명한 서곡들이 많지만 대표작은 아마 16시간에 걸쳐 펼쳐지는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일 것이다. 개인사적으로 그는 이 대작을 통해 자신을 끝없이 좌절시킨 베토벤의 벽을 가까스로 넘어선 듯이 보였다. 그런데 바그너는 열렬한 반유대주의자였다. 후일 히틀러는 파시즘의 선구자로 그를 추켜세웠으며, 때문에 바그너의 서곡들은 아우슈비츠 광장을 가득 메운 채 장엄하게 울려 퍼진 대학살의 반주곡으로도 기록된다.니벨룽겐의 노래, 곧 신과 악마의 대결
[이코노뉴스=이현우 텍사스A&M대학교 교수] 나이키의 마케팅 행보가 또 다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나이키의 상징적인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슬로건의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광고는 인종, 장애, 종교, 성별에 따른 구조적 장애물을 극복하고 스포츠에 도전해야 한다는 진보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내용면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논란이 중심이 된 것은 콜린 캐퍼닉(Colin Kaepernick)의 등장이다.콜린 캐퍼닉은 과거 NFL(미국프로풋볼리그)의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San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한국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라틴어는 2개 정도이다.메멘토 모리(Memento Mori)와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다. 전장에서 승리한 장군이 돌아오면 개선문을 통과해 로마시내를 가두 행진한다. 그 앞에 노예가 ‘메멘토 모리’(죽음을 생각하라)라는 표장을 들고 나선다. “잘 나갈 때 조심하라”라는 뜻일 게다.여기에 젊은이들을 위한 경구인 카르페 디엠은 “현재를 즐겨라”라는 뜻이다. 합쳐서 ‘삶과 죽음’이다. 모든 생물체의 운명이다.지난 여름은 114년만의 호된 더위
[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 역사는 늘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간다.때로는 성공의 역사를 쌓기도 하고, 때로는 실패와 비극을 이끌어내는 역사도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은 “역사는 인류의 범죄와 어리석음과 재난의 기록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격동의 땅 한반도에서 살아온 우리에게는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말처럼 “인류의 역사는 커다란 하나가 되기 위한 행진이다”라는 말이 더욱 큰 울림을 갖고 다가온다.한반도는 일제강점기 36년을 거친 뒤 광복을 맞았지만, 분단에 이은 한국전쟁의 참화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역사는 우리에게 현실의 데자뷔를 광범위하게 불러일으키며 이를 곱씹을수록 왕왕 엄중한 교훈을 남긴다. 재야사학자 이덕일은 『조선왕조실록』 태조 편을 재해석하며 조선 개국 과정에 숨겨진 숱한 데자뷔와 교훈을 들춰내는데 그중 전제(田制)를 둘러싼 공방은 단연 압권이다.고려 29대 충목왕이 세상을 떠나고 열세 살의 후계 충정왕에 이르러 정세가 혼돈으로 치닫자 원나라 순제는 1351년 충정왕을 폐위시키고 28대 충혜왕의 친동생인 왕기를 후사로 선택했는데 그가 공민왕이다. 고려의 중대
[이코노뉴스=김미영 칼럼니스트] 나이 든다는 것은 전에 모르던 새로운 감각/통증을 나의 생활에 하나씩 등재하는 것일지 모른다. 아픈 이력은 상처로 몸에 등재되고 통증은 주기적으로 그 종류를 다채롭게 하면서 나의 생활에 한자리씩 차지한다. 여기 아프고 저기 쑤시고. 내 보기에 말짱한 엄마가 매일 늘어놓는 한탄을 지겨워한 벌인가, 나도 어느 새 여기 아프고 저기 쑤신다는 말을 달고 산다. 내 아이들은 귀담아 듣지도 않으니 지겨워하지도 않는 것이 그 중 다행.여간해선 감기도 안 걸리고 (보약 포함 일체의) 약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동북쪽 태평양 연안에는 세계 3대 습지라는 쿠시로(訓路) 습지가 있다. 높은 산에서 태평양으로 빠지는 저지대에 습지가 있어 생태학자들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1992년 한국일보 국제부기자 시절 ‘일제의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 취재차 이곳을 들렀다. 바닷가 군용비행장 공사장에 여덟살 짜리 조선인 노무자가 있었다는 책을 쓴 일본인 향토사가 마쓰모토(松本)씨의 초청이었다.쿠시로시 교외 절에 있는 화장 명부에서 8세 조선인의 이름을 확인하고
[이코노뉴스=이현우 텍사스A&M대학교 교수]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 획득했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단연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이다.이번 아시안게임에 걸린 손흥민의 군복무 이슈에 외신들도 기사를 쏟아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내야만 병역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더욱 극적인 승부였다.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 경기종료 순간 그라운드로 뛰쳐 나가는 선수들의 표정에는 기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경제활동인구에서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실업률은 노동시장의 상황과 경기 흐름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지표다. 미국에서 금융기관의 정책 결정에 주요 근거로 활용되는 월간 실업률은 지난날에는 전화설문을 통해 이를 집계한 관계로 조사기간이 3주일이나 걸렸다. 조사기간을 줄이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는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앨런 크루거에게 이 수치를 단축시키라는 특명까지 내렸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빅데이터의 통계학적 가치 : 상관관계의 발견이 문제에 전 구글 엔지니
[이코노뉴스 글·사진=남영진 논설고문] 지난 주말 고향인 충북 황간(黃澗)에 천렵(川獵)을 다녀왔다. 천렵이라면 지금 아이들은 잘 모르지만 농촌, 산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는 향수를 부르는 말이다.동네서 가까운 앞강이나 냇가에 가서 피라미 붕어 메기 등 민물고기를 잡는 일이다.이번 여름은 114년 만의 무더위라 시퍼런 강물이 줄어 물이 빙빙 돌아 가끔 익사사고가 나던 강가 바위가 드러나 있었다. 그 위에 녹조가 끼어 어릴 때 소풍가던 ‘월류봉’ 강물이 아니었다.다섯 살 위의 형은 어릴 때부터 고기
[이코노뉴스=김미영 칼럼니스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어느 가족’을 봤다.칸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영화. 태생에 의해 지정되는 가족이 아니지만 가족이랄 수도 있는 가족. 좋아서 모여 사는 것이기에 더 정겹고 더 진짜라고 강변하지는 않는 프로젝트 팀 같은 가족.아버지의 아버지의 전처, 그래서 할머니이기도 하고 할머니 아니기도 한 이와 살기를 선택한 스무살 남짓 여성이 있다. 아마도 공부나 예술 분야에서 잘나기를 끝없이 종용했을 중산층 부모에게서 숨쉬기 위해, 살아 남기 위해 달아났을 그녀. 이제 계층하강의 위험한 길로 담담히 들어
[이코노뉴스=강철구 전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 고공행진을 한다고 청와대가 계속 자랑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60% 이하로 떨어지고 그와 함께 민주당의 지지율은 40% 이하로 내려갔다.취임 1년 넘어 식을 줄 모르던 대통령의 인기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 동안 북핵문제와 남북관계의 급격한 호전에 현혹되어 있던 국민들이 그 문제의 해결이 간단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데에다가 최근 경제사정이나 고용사정이 악화되자 현 정권의 국내정책을 냉정하게 평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지지율을 떨어뜨리는데 가장 기여한 사안은 최저임금 2년 연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흔히 쓰는 ‘한편의 영화 같다’거나 ’소설 같은 이야기‘는 가공의 상상력이 발동된 말인 줄 알았다.그런데 딱 21년 전인 1997년 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것이 북한의 ’부작위‘ 협조로 가능했다는 게 영화 ’공작‘의 결론이다. 무슨 뜬금없는 영화 같은 얘기인가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다.당시 집권 한나라당은 1996년 총선을 앞두고 북한에 휴전선 도발을 부탁해 소위 ’총풍‘으로 승리했다. 이어 1997년 대선전에 김대중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한나라당과 국가안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서승 선생은 이 땅에서 한 인간의 육신이 레드 콤플렉스로 인해 얼마나 처참하게 파괴될 수 있는지, 그럼에도 한 인간의 정신이 얼마나 위대하게 레드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는지 보여준 산증인이다. 이 책은 19년에 걸친 그 생생한 증언의 기록이다.선생은 1945년 전쟁 중에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다. 사건은 도쿄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유학하던 때인 1971년 3월 6일 귀경길 비행기 안에서 시작되었다.‘서승’을 부르는 기내방송과 함께 화려한 치마저고리를 입은 스튜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지난 8일 저녁 7시 서울 강남 교보빌딩 23층 대강당에는 평양의 현재 실상을 들으러 온 200여명의 청중이 꽉 찼다. 한창 더위를 뚫고 참석한 이 자리는 한겨레신문 사진기자로 최근 2년간 4차례나 북한을 다녀와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타커스 출간)라는 책을 펴낸 진천규 기자(59)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느라 진지했다.그는 책 제목에 대해 “알게 모르게 지난 10여 년간 남북은 여러 모로 많이 닮아갔다”며 올 4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표준시를 한국과
[이코노뉴스 방콕 글·사진=남영진 논설고문] 태국의 왕궁은 수도 방콕의 북쪽에 있다.18세기말 현재의 차크리 왕조가 들어선 곳은 지금은 퇴락한 방콕 항구 부근이었다. 당시 일본이나 중국 그리고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지에서 온 유럽의 큰 배가 바다에서 차오프라야강을 따라 올아와 수심이 깊은 이 방콕항에 화물들을 부려 놓아 각지로 날랐다.클롱 토이(KLONG TOEI), 사톤(SATHON) 지역이다. 창고가 있던 지역엔 ‘아시아테크’라는 체마파크가 들어섰다.이 지역에 서울의 종로통 같은 팔람시(라마4세, 영화 ‘왕과나’의 주인공) 도
[이코노뉴스=최충현 대치동 서울공인중개사 대표] 정부와 서울시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또다시 나설 모양이다.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3일 최근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합동 시장점검단을 구성하고 단속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고 한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필자는 ‘이번에도 정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부터 앞서게 된다.정부가 부동산 대책이니 집중 단속이니 ‘부동산 잡기’에 나설 때마다 아파트값은 잠시 주춤했을 뿐 결국은 나보란 듯이 오름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