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는 요지경…누르면 누를수록 오르고 경제난인데도 ‘고공 행진’

최충현의 강남 부동산 세상 최충현 대치동 서울공인중개사 대표l승인2018.08.03l수정2018.08.0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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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최충현 대치동 서울공인중개사 대표] 정부와 서울시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또다시 나설 모양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3일 최근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합동 시장점검단을 구성하고 단속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고 한다.

▲ 최충현 대표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필자는 ‘이번에도 정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부터 앞서게 된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이니 집중 단속이니 ‘부동산 잡기’에 나설 때마다 아파트값은 잠시 주춤했을 뿐 결국은 나보란 듯이 오름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가격 변동을 들여다보면 이같은 흐름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해(2017년) 초 11억원대에 거래되던 102.4㎡(31평형)가 6월 들어 12억~13억대로 뛰어 올랐다. 그러자 정부는 대출규제를 주 내용으로 하는 6.19 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주택시장 과열이 일정 수준을 넘어 지속되면 투기과열지구로 즉각 지정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유예 중이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자 정부는 40여일만에 부동산 규제책으로는 역대 최강이라는 8,2대책을 내놓았다.

정부의 '8.2 부동산 조치'에 따라 이날부터 서울 전역은 투기과열지구,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용산, 성동, 노원 등 11개구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됐다.

당시 일부 언론은 재건축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와 담보대출 건수 제한, 자금조달계획 신고 의무화 등이 향후 집값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면서 “강남의 경우 6개월 이내에 2억원 정도는 빠질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 단속반들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인근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를 돌아보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그러나 강남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정부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2017년 하반기부터 다시 급등하던 은마아파트는 31평형이 올해(2018년) 1월 역대 최고 가격인 16억1000만원(계약일 기준)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정부는 다시 칼을 갈았고 이번에는 효과를 보는 듯 했다.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인상 등의 규제책과 함께 급등한 가격에 부담을 느낀 매수자들이 눈치 보기에 들어가면서 2~3개월간 거래가 뜸해지더니 올해 4월에는 16억대이던 은마 31평형이 14억5000대로 밀려났다. 그리고는 거래조차 뚝 끊기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필자를 비롯한 강남권 중개업자들은 거래단절이 길어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 강남 부자들은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매물을 내놓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급전이 필요하지 않은 만큼 서둘러 팔아야 할 이유도 없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중개업자들은 시세보다는 거래가 중요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지난 7월에만 은마아파트에서 거래가 30여건 성사됐다는 게 알려지면서 강남에서만 30년 가까이 부동산 업계에 종사한 필자마저 ‘이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해졌다.

보유세 인상, 특히 다주택보유자의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가 많이 오른다는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6월 중순 이후 거래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더욱이 거래 대부분은 다주택보유자들이 내놓은 물건이 아니라 강남 아파트를 찾아 나선 사람들이 ‘좋은 매물’에 입질하면서 이뤄진다. 다주택보유자들이 여분의 집을 처분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거래만 활발해 진 게 아니라 가격도 오름세다. 최근에는 16억5000에 매매가 성사돼 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고 한다. 참 대단하고 놀랍지만 현실이다. 부동산거래 신고는 계약 후 60일 이내에 하게끔 되어 있는 만큼 아직 국토교통부 전산망에는 ‘이 거래 내용’은 올라가지 않은 상태다.

▲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모습./뉴시스 자료사진

매물을 거둬들이는 일도 잦아졌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계약금의 일부를 선입금하고 나중에 본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데 요즘 강남권에서는 계약금만 입금된 상태에서 본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는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매도인들이 비일비재 하다. 본 계약 체결까지는 짧게는 2~3일, 길어야 보통 일주일 남짓 걸리는데 그 사이 가격이 올랐고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이 얼마나 혼란스러운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강남은 정부 대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 사각지대가 된 지 오래다. 세상은 온통 경제가 어렵다고 난리인데 강남 아파트는 계속 오르는 게 신기할 정도다. 강남 사람들은 부자니까라는 말 외에는 도대체 그 답을 필자도 모르겠다.

 
최충현 대치동 서울공인중개사 대표   bando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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