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 대한민국이 심상치 않다.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경제는 만신창이, 민생은 고통으로 가득하며, 미래의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가계부채와 청년실업은 사상 최악이며, 사회적 불평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과 국기문란으로 정부는 사실상 국정 운영을 중단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고, 집권 여당은 분당 위기여서, 정부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식물 대통령-복지부동 정부’의 비정상적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대통령의 하야와 퇴진을 부르짖는 국민들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답답하다. 불안하다. 앞이 안 보인다.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보는 국민들은 점점 절망감에 빠진다. 매일 언론보도를 통해 최순실 일당의 초법적 국정 농단의 실체들이 고구마줄기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도 검찰수사는 물론 청와대의 반응은 오히려 부화를 돋운다. 11월 12일 백만 촛불시위 함성을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들었다면 뭔가 획기적인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그런데 박 대통령이 16일 검찰의 참고인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던 태도
[이코노뉴스=최성범 주필 겸 대기자] 한국에서 자수성가하기 어렵다는 통계가 발표된 적이 있었다. 미국의 블룸버그가 지난해말 기준으로 조사한 세계 400대 부자 목록에 따르면, 이 명단에 포함된 한국인 5명은 모두 부의 원천이 '상속(inherited)'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홍콩 제외)은 29명 중 28명, 일본은 5명 모두 자신의 손으로 창업해 부를 일군 이른바 자수성가(self-made)형이었다.또한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가 1996~2015년 포브스의 억만장자(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휴먼앤북스 주간] 지나간 정치적 격변기를 구성원 각자의 입장에서 재구성해 보면 흥미로움이 더해진다. 누가 더 멀리 보았는지 누가 필요한 선택을 하고 올바른 결단을 내렸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당대 사건들이 오늘의 정치 상황에 구체적인 교훈으로 새겨진다. 과거의 개인들을 현재의 유사한 개인들과 비교하는 재미는 덤이다.1917년의 러시아는 현대 세계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정치적 격변지 중 하나지만, 당시에도 상황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갈 여러 정치 지도자들이 존재했
[이코노뉴스=이동준 기타큐슈대 국제관계학과 부교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발걸음이 무척 다급해졌다.대선기간 중 트럼프가 미국 경제에 마이너스라면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여왔기 때문이다.실제로 트럼프는 취임 후 첫 100일 동안 시행할 정책집인 ‘유권자와의 약속’에서 ‘TPP로부터의 철수’를 명시했다. 아베 정부로선 아베노믹스의 차세대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간주해온 TPP 협정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이런 위기 상
[이코노뉴스=하응백 서도소리진흥회 이사장] 많이 부르는 남도 민요 중에 ‘새타령’이 있다. 많이 부르지만 가사의 내용은 어려운 곳이 많다. 정확한 가사의 뜻을 살펴보자.새가 날아든다 왼갖 잡새가 날아든다새 중에는 봉황새 만수문전(萬壽門前)에 풍년새산고곡심무인처(山高谷深無人處) 울림비조(鬱林飛鳥) 뭇새들이농춘화답(弄春和答)에 짝을 지어 쌍거쌍래(雙去雙來) 날아든다 여기서 봉황새나 풍년새는 실제 존재하는 새가 아니라 행운을 가져다주거나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로 삽입된 새이다. 만수문 역시 특정한 문을 말하는 것
[이코노뉴스=최성범 주필 겸 대기자]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법인세 인상이 관철될까.현재 제20대 국회에는 법인세 인상에 관한 법안들이 여러 건 발의돼 있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라온 205개 법안 중 법인세율 인상 방안을 담은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총 7건에 달한다. 최순실 게이트로 정부 여당의 힘이 빠진 데다 준조세 대신에 차라리 법인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어가는 모습이다. 게다가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1월말까지 여의합의안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고유 권한으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동양 고전은 수십 세기 동안 집적된 근원적 사유의 정수다. 성현들의 언행을 기록한 책이 대표적인 경우지만 때로 일정한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주장을 모아 편집한 책이 고전의 반열에 드는 경우가 있다.남송 시대에 복건성 천주지사를 지낸 진덕수가 지은 심경(心經)이 그와 같은 경우다. 진덕수는 ‘성현’들의 어록과 주자의 해석을 발췌한 데 더해 자신의 주석을 덧붙여 이 책을 펴냈는데, 주로 채록한 경전은 사서, 삼경, 주렴계, 정이천, 범준(范浚), 주자의 글이다. 총 37장 가운데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외교와 내치 양족의 거침없는 행보가 연일 외신을 타고 있다.대통령 공약부터 ‘마약소탕’을 들고 나왔고 취임 후 5개월만에 3천6백명에 달하는 마약 관련자들을 체포, 구속했으며 심지어 사살했다. 미국이 재판없이 사살까지 한 것은 ‘인권유린’이라고 비난하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개새끼(son of bitch)”라고 욕을 내뱉었다.그가 이번에는 성인 인구 3분의 1인 1,700만명의 흡연자들과의 전쟁을 선포하려 하고 있다. 나아가 신정과 성탄절
[이코노뉴스=한필이 칼럼니스트]대학전(傳)2신민(新民): "백성을 새롭게 한다"에 대하여詩曰周雖舊邦시왈주수구방其命維新기명유신[시경에 이르기를 "주(周)나라는 오래된 나라지만 그 천명(天命)은 새롭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시경(詩經)의 대아(大雅) 문왕(文王)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시경은 중국 시가집이죠.공자는 선비의 수련법으로 활쏘기 등 체육과 함께 음악 공부도 중요시했는데 시를 외우고, 음률을 다스리는 공부를 권했다고 합니다.시경에서는 노래 종류별로 토속민요인 풍(風), 조정 파티나 행사때 쓰던 아(雅),
[이코노뉴스=남경우 대기자] 총리 문제가 거론되었을 때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손학규 전 새정연 대표와 총리내정자 김병준 국민대 교수의 태도를 보면서 문득 논어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子曰 唯仁者 能好人 能惡人(제4편 제3장)“어진 사람만이 사람을 좋아할 수 있고 사람을 미워할 수 있다”손학규 대표는 거국내각설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자 ‘총리제안을 거절하지 않겠다’고 곧바로 속내를 내비쳤고, 김병준 교수는 국민의 당 안철수 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 수락을 논의하는 와중에 청와대의 총리 제안을 받아들였다. 필자는 당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사람의 본성이 선한 것은 물이 아래로 흘러가는 것과 같으니 사람이 선하지 않은 것이 없고, 물이 아래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없다. 지금 물을 쳐서 튀어오르게 하면 사람의 이마를 넘어가게 할 수도 있고, 부딪쳐 흘러가게 하면 산에 닿게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어찌 물의 본성이겠는가?”맹자 고자 장구 상편 2에 나오는 이 말은 성선설을 대표하는 구절로 널리 인용된다. 맹자는 이 말을 보충하여 물이 원래 아래로 흐르나 주어진 기세로 인해 위로 튀는 것이니, 사람도 이와 마찬가
[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의 ‘국정(國政) 농단(籠斷)’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를 포함한 국정 각 분야에 대한 연설문이 사전에 빠져나가 최씨에 의해 수정되고, 국무회의 내용과 장관 인사 등 국정 현안이 최씨의 손에 의해 농락당했다.전국경제인연합회를 동원해 기업들에게 강제 모금한 800억원대의 자금이 유용되거나, 자신의 딸을 돌보는 데 사용됐고, 대학의 입시와 학사 부정에도 개입했다. 그야말로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이다. ‘국정 농단’은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빵집 중 가장 오래된 곳은 어딘가? 정확치 않지만 올 가을 대전 성심당 60주년과 파리바게뜨 30주년 기사를 봤다. 서울 태극당은 그보다 오래돼 올해 70주년이다.전북 군산의 이성당이 일제 초부터 90년 가까이 됐다고 한다. 라틴어 빠니스(PANIS)의 포루투갈 버전인 빵(PAN)이 가톨릭 신부들에 의해 일본의 규슈(九州) 지방에 입성한 뒤 우리나라에는 구한말 개화기에 전해졌으니 3세대가 지난 셈이다. 이제 우리의 주식은 밥과 빵이다. 여기에 국수와 고기가 더해진다.
[이코노뉴스=최성범 주필 겸 대기자] 이재용의 삼성 시대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돼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약 2년 만에 ‘이재용 체제’가 본격화한 것이다.이제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 그룹의 명실상부한 사령탑이 된 이재용이 해야 할 일은 무겁고도 난마처럼 얽혀 있다. 일단 시급한 일은 실추된 삼성 브랜드를 되살리는 일이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는 말로 이뤄
[이코노뉴스=남경우 대기자] 지난 주초 박근혜 대통령은 국면 전환을 염두에 두며 개헌론을 꺼내들었다. 바야흐로 정국은 모든 이슈가 개헌론으로 빨려들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JTBC의 폭로 보도 때문이었다.사적 라인이 국정에 비밀리에 깊이 개입된 것이 확인되었다. 위임받은 권력에 대한 정당성이 의문시되었고 대의제 민주주의의 근간이 무너졌다.이 시점에서 우리는 한국이 가야할 방향을 조망하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 야당의 능력 그리고 국민의 요구가 어떻게 흘러갈지
[이코노뉴스=서도소리진흥회 이사장] 서도의 ‘놀량사거리’의 사설은 초목이 무성해지자 전국의 명산이나 명승지를 찾아 유람을 떠나 전국의 이름있는 명승지를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이것은 사당패의 활동과 일치한다.사당패는 추운 겨울에는 자기들의 근거지에 머물고 있다가 날씨가 풀리면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자신들의 기예를 팔아 생계를 이어 나갔다. 안성의 청룡사가 대표적인 사당패들의 근거지이다. 사당패는 조선 세조 때부터 본격적인 조직이 생겨 선조 이후 번성했다.선조실록에 보면 “어리석은 백성들이 미혹되어 남자는 거사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먼저 존재하던 종에서 유래했다는 점, 그 진화의 힘은 자연선택이라는 점을 밝혔다. 이로써 생명체는 하나의 기원에서 갈라져 나온 진화의 산물이며, 그 진화의 힘은 다른 개체보다 많은 자손을 남기는 개체들이 주도하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그렇다면 진화의 방향은 번식력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인데, 실제로는 이와 다른 방향의 진화도 종종 발생한다. 공작의 아름다운 꼬리나 수사슴의 멋진 뿔은 번식을 방해하며 그저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 발
[이코노뉴스=한필이 칼럼니스트]대학전(傳)2康誥曰作新民강고왈작신민지난 시간까지 아주 오랜동안 자신을 밝혀서 스스로 사랑의 발전기가 되는 과정을 기술해 왔습니다. 지난 시간에 탕왕이 적은 반명(盤銘)은 스스로 세운 일종의 계(戒)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스스로 사랑의 발전기가 되었다해도 이를 운영하고 유지 보수하는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강고(康誥)는 ≪서경(書經)≫ 주서(周書)의 편명(篇名)이라고 앞서서 말씀 드린 바 있습니다. 오늘 문구를 해석하면 이렇다고 합니다.[강고에 이르기를, "새로운 백성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고약’(膏藥)은 냄새나 생긴 모습으로 보아 모두 우리나라 전통 약인 줄 알았다. 그래서 ‘이명래고약’도 유명한 한의사가 만든 고약이라 생각했다. 충남 아산시 인주면에 있는 공세리성당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그랬다.지난 주말 가톨릭 ‘원머리성지’를 가던 중 아름다운 근대 건축물로 유명한 공세리성당에 들렀다. 입구 안내판에는 1895년 부임했던 프랑스인 에밀 드뷔즈 신부(Devise, 成一論·성일론)가 고약을 만들어 사목회장이었던 이명래(가톨릭명 요한)에게 전수한 약이었다고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