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신두리 모래언덕에서 황홀하게 펼쳐지는 시간 바람 생명의 기록

[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충남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경을 담은 최경자 작가(1956~)의 사진전 <기억하는 풍경>이 24일까지 서울 인사동 Gallery Insart에서 열리고 있다.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는 국가 자연유산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된 국내 최대 규모의 사막형 지형이다.

국내외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작가 최경자가 고향인 태안으로 돌아와 10여년 넘게 사시장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지켜보며 담아낸 103장의 사진에는 바람의 시간과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많은 모래알처럼 셀 수 없는 시간을 초 단위로 잘라낸 최경자 작가의 신두리 해안사구 사진은 그래서 무수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해안사구 자체가 바람에 의해 약 1만 5천 년에 걸쳐 형성된 것이지만 또한 그 바람에 의하여 날마다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해가 뜨기 전, 밀물과 썰물이 교차할 때, 모래 언덕이 노을에 물들 때, 해당화가 곱게 피었다 지고 갈대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유난히 희고 탐스러운 구름이 뭉글뭉글 피어나 눈물겹게 아름다운 순간이 이 사진집 안에 담겼다.
최경자 작가는 (사)아시아 문화네트워크 이사, 충남지속가능발전협의회 위원, 충남민족미술인협회 회원, 베트남을 이해하려 하는 젊은 작가들 회원, 충남해양문화포럼 회원, 태안문화원 이사, 숲해설가, 신두리 해안사구 생태해설사를 맡고 있다. ‘바다 위를 걷다’(예술의전당, 2019)전을 비롯해 11회의 개인전과 40여 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김화자 성균관대 영상미학과 교수는 " 최경자의 ‘사구(沙丘)’는 태안 신두리의 모래 언덕에서 펼쳐지는 시간·바람·생명의 흐름을 기록한 작업"이라며 "그녀의 시선은 단순히 풍경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만든 지형과 생태계의 미세한 변화, 그리고 그 안에서 삶을 이어가는 식물과 생명들의 ‘이중 시학(dual poetics)’을 포착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