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좌측)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다음달 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이한다.

취임 초기에는 국민과 시장의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와 소통을 강조하면서 금융시장에서 후한 평가를 받았으나 3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 결정 과정에서 '불통', '무소신'의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또 어긋나는 경제 전망능력도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

이 총재는 올해 3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렸으며 인하 때마다 '깜짝 인하 결정'이라는 말을 들어야했다.

그 이유는 이 총재가 줄곧 제기되는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정색하며 저물가가 유가하락 등에 따른 공급측면의 영향이 크다고 주장했고 "현재 통화정책이 실물경기를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강조하며 금리유지에 무게감을 두는 언급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7월1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취임과 비슷한 시기에 단행된 8월과 10월 기준금리 인하는 정부 입김에 한은이 움직인다는 의혹을 샀고 이에 한은 내부에서조차 '자존심이 상한다'는 분위기가 흘렀다.

올해 3월엔 시장 전문가들의 90% 이상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음에도 한은은 '깜짝' 기준 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해 기준금리 1%시대(1.75%)를 열었다.

이와 관련, 그는 한 달 전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때 "강력한 시그널이 아니라고생각할 수 있지만 (경제가 성장) 전망 경로를 이탈하면 통화정책적 대응을 하겠다는것을 말씀드렸다"고 해명했지만 소통 부족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제 진단 능력도 최하점을 받았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GDP 성장률은 3.3%로 집계됐다. 전기대비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1.1%, 2분기 0.5%, 3분기 0.8%, 4분기 0.3%로 나타났다.

올해 1월 발표된 국민계정(속보) 조사결과와 비교해 1분기 성장률은 0.2%p 오른 반면 3·4분기 성장률은 각각 0.1%p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밑돈 것이다.

그러나 이 총재의 최근 발언을 놓고 보면 한은의 경제전망 능력이 부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23일 임시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계량적 분석기법 동원해도 경기저점을 지난 2013년에 친 걸로 생각하고 있다"며 "단지 회복속도가 만족스럽지 못한 데 애초 예상했던 흐름대로 이어진다면 적어도 지난해 이상의 흐름대로 되지 않나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경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또한 한은은 원유도입단가를 상반기 배럴당 63달러, 연간으로는 67달러로 가정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2%로 전망했다.

그러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해 말 53달러대에서 지속 하락해 올 초44.45달러까지 내려갔다 현재는 48.17달러를 보이고 있다.

이 총재의 남은 임기는 3년이다.

남은 임기 기간 동안 중앙은행의 총재로서 과감하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특임교수는 "중앙은행으로서 첫번째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전망을 좀 더 정확하게 하고, 국제금융이 긴박하게 돌아가니 국제금융에 관해서 좀 더 밀착되게 모니터링을 해서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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