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기준금리 결정은 당분간 성장과 물가 등 거시경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인하(2.00%→1.75%)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경제가 애초 전망한 경로를 상당폭 밑돌 수 있어 성장 모멘텀을 뒷받침하려고 선제 대응한 것"이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총재의 발언을 언급하며 "최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기준금리의 방향은 한쪽으로 명확하게 제시할 수도 없고 제시해도 안되는 환경"이라며 금리 결정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이르면 6월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9월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큰 것 같다"며 "모든 가능성을 상정해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우리 경제가 단기간에 지금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디플레이션이나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계부채와 관련, "전체 금융 자산 구조 등을 볼 때 (가계부채가) 대규모로 부실화돼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은 나라에서 디레버리징(상환)됐으나 우리나라는 가계부채가 명목 소득 증가속도를 웃돌고 있다"며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총량 관리 필요성을 제기하고서 "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대비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달 금리인하에 대해 "저를 포함한 7인의 금융통화위원은 어떤 경우에도 거시경제 상황에 맞게 소신을 갖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경기전망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 4분기 정부 세수부족으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가 부진해서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떨어졌다"며 "지금까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성장률이 예상 폭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디플레이션이나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다면서 "회복세 전망은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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