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구글, 애플 등의 IT 대기업들이 모바일 결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모바일 결제 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17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4311억 달러(약 487조2723억원)로 지난해 3530억 달러에서 22.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에는 721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급성장 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IT 대기업들이 자신만의 결제 시스템을 내세우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애플 페이 "관련 제휴 은행 2500개"...'NFC 기반은 약점'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일단 성과를 내놓고 있는 기업은 애플이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 6를 공개한 이후 10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애플 페이도 함께 공개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3월 “애플 페이와 관련해 제휴 은행은 6개에서 시작했지만 2500개로 늘었다”며 “자판기를 포함해 미국의 애플페이 가맹점수도 70만개”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맹점수가 애플페이를 처음 도입했을 때보다 3배 늘어났다”며 “자판기 앞에서 구겨진 지폐를 펴기 위해 힘쓰던 시절은 갔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금액 기준으로 애플페이가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미국 3대 신용카드사를 통한 비접촉식 결제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 6와 6 플러스에 탑재된 근접무선통신기술(NFC) 칩과 아이폰의 지문인식 시스템인 '터치 아이디'를 결합, 사용자들이 쉽게 결제를 가능토록 만들었다.
매장 결제 단말기 가까이에 아이폰을 대면서 손가락으로 아이폰의 홈 버튼을 누르면 결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애플페이가 NFC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약점으로 꼽고 있다. NFC를 통한 결제는 NFC 전용 단말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NFC 결제 단말기 보급률은 10% 미만, 국내는 5% 미만 수준이다.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매장 10개 중 1개만 결제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 삼성 페이, "NFC와 마그네틱 방식 모두 지원"...갤럭시S6에 탑재
삼성전자가 올 여름에 내놓을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는 NFC뿐 아니라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Magnetic Secure Transmission)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 탑재된다.
MST 방식을 이용하면 가장 일반적인 마그네틱 방식의 결제기에서도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 NFC 전용 단말기 등의 추가 설비나 교체 없이 기존 결제기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이는 삼성페이를 통해 전 세계 약 3000만 개 매장에서 바로 결제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활용 범위 측면에 있어서 애플페이보다 뛰어나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은 “마그네틱 단말기는 (상점의) 90% 이상에서 사용가능하지만 NFC 단말기는 5%도 안 된다”며 “삼성페이는 두 가지를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확산이 빠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도 삼성페이가 출시될 경우 애플페이를 위협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컨설팅 회사인 Aite Group LLC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태드 피터슨은 “삼성은 모바일 결제 기술업체인 루프페이를 인수함으로써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매우 큰 힘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구글 월렛을 선보였지만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구글도 다시 재정비에 나섰다.
구글은 미국 주요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과 손을 잡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구글은 이통사들이 판매하는 안드로이드폰에 구글월렛 결제 서비스를 기본으로 탑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구글은 미국 이통사들이 주도해 만든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 소프트카드의 지적재산권과 기술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동통신 업계의 생리상 갑'인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을'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구글 월렛을 선탑재하도록 강력히 요청하면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제조사는 사실상 없기 때문에 구글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도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IT업체들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며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잡을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