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신선윤 교수] 오늘날 당구는 우리 국민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포츠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 신선윤 교수

문화체육관광부가 매년 발간하는 스포츠산업백서(2016년)에 따르면 당구장 또는 당구클럽으로 불리는 ‘당구장 운영업’은 참여스포츠시설 운영업에 속하는데, 당구장 운영자가 약 2만2,300여 명에 달한다. 전국 5만5,347개의 신고체육시설 중 당구장이 2만1,980개로 가장 많다.

또 국민생활체육 참여 실태조사(문화체육관광부, 2016년)에 참여한 응답자 1,597명의 연간 당구 활동 관련 지출은 1인당 연간 212만1,551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지출은 동호회 회비, 시설이용료, 강습비, 식사비, 음료 다과비, 기타로 구성되는데 이중 연간 시설이용료 즉, 당구장에서 게임을 즐기고 지불하는 돈은 평균 110만8,336원으로 참여자들의 지출 항목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즉 당구장 시설을 이용하는데 드는 비용이 당구 활동 참여의 일상적 활동 관련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당구를 즐기는 이러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생활스포츠 종목 활성화를 위한 당구 종목과 관련한 개선사항에 대해 물은 결과 ‘금연정책(25.4%)’이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시설이용료 인하(24.5%)’, ‘편의/부대시설 등의 환경 개선(14.4%)’ 등의 순이었다. 당구 활동 참여자가 실제로 지출하는 대부분의 비용이 소비되는 당구장 환경과 관련된 문제들이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당구를 즐기는데 사용되는 대부분의 소비가 당구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구장이 제공하는 환경과 관련된 서비스는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오는 12월 3일은 당구장 내 금연법의 시행이 시작되는 기념비적인 날로, 당구장 문화가 전면적으로 바뀌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일반 동네 당구장에서 동호인들이 당구를 즐기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일부 당구장 운영자들은 현재 대다수의 이용자들이 애연가인 만큼 금연법이 시행되면 당장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하소연한다. 당구장 금연법 시행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다.

물론 금연법 시행 직후 당장의 매출과 단골손님의 방문빈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운영자들의 예측이 기우로만 그치지는 않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그러한 매출 저하를 막기 위한 운영자들의 대처방안이 출현하고 있다.

그러나 당구가 보다 건전한 생활스포츠로서 우리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보다 큰 시장으로의 확대(프로스포츠로서든 생활스포츠로서든)를 위해 이는 잠시 겪고 지나가야 할 홍역으로 간주하고 대비해야 하는 게 마땅하다.

당구 참여활동과 그에 따른 경제적 지출이 날로 증가하는데 흡연자가 내뿜는 담배연기를 들이 마시며 당구를 즐기는데 동의하는 비흡연 고객들은 그리 많지 않다. 당구를 건전한 생활스포츠로 인식한다면서 흡연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스포츠산업의 측면에서, 비단 스포츠산업 뿐만이 아니라 어느 산업에서건, 시장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경우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시장의 창출과 새로운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사업 대상의 확대가 그것이다. 처음의 방법에 의한다면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당구 관련 제품을 판다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형태의 신시장 창출을 위한 시도들은 다양한 형태로 기존의 당구 관련 용품업체들에 의해 진행이 되고 있다.

두 번째는 그동안 당구장을 찾지 않았던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키고 당구를 즐기는 계층을 넓혀가는 것이다. 남성들만이 향유하던 공간에서 탈피해 여성 고객을 유입할 수 있고 남녀가 함께 방문해 당구장에서 데이트를 즐길 수 있게 하는 등 지금까지 당구장을 방문하지 않고 있는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고객들을 유입시킬 수 있는 전략과 방안들을 마련해애 한다.

▲ 과거 일부 당구장에서 담배는 물론 맥주를 마시며 게임을 하는 모습/뉴시스 자료사진

당구장 금연법 시행은 두 번째 방안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당구장 금연법 시행과 관련, 당구장 운영 종사자들이 코앞의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좀더 건전한 국민스포츠로서의 부흥과 함께 다가올 ‘당구장 전성기’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는 게 더 현명하다는 생각이다.

※ 신선윤 교수는 연세체육연구소(스포츠경영마케팅 연구실) 및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한국스포츠개발원 내 스포츠 산업실의 초빙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세대와 백석대, 목원대 등 다수의 대학에서 스포츠경영과 스포츠마케팅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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