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에 속한 상장 계열사 25곳이 외국계 헤지펀드의 공격에 취약한 지분구조를 가져 '제2의 삼성물산' 같은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186개 상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대주주와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을 조사한 결과 외국인 지분이 대주주 우호 지분보다 많은 기업이 13곳(삼성물산 포함)에 달했다.

이들 기업은 최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받는 삼성물산처럼 외국인 투자가 지분이 대주주 우호 지분보다 많아 '고위험군'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어 현대엘리베이터처럼 대주주 우호 지분이 50% 미만이고 외국인 지분과의 격차가 그다지 크지 않아 외국계 자본의 공격 가능성이 상존한 회사도 12곳이나 됐다.

위험에 노출된 상장사 수를 그룹별로 보면 삼성이 7곳으로 가장 많았고 LG 4곳, 현대차·SK·신세계·현대그룹 2곳, GS·두산·대림·동부·현대백화점·OCI·동국제강 각 1곳이었다.

외국인 기관투자가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총 42개사로 이 중 3분의 1이 대주주 우호지분을 초과한 것이다.

엘리엇과 공방전을 벌이는 삼성물산의 경우도 엘리엇 지분은 7.1%에 불과했지만 외국인 지분이 33.8%로 대주주 우호지분보다 19.8%포인트 높은 상황이다.

'제2의 삼성물산' 같은 위험에 거의 똑같이 노출된 곳이 삼성화재해상보험이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지분이 51.3%로 대주주 우호 지분(18.5%)보다 32.8%포인트나 높았다.

SK하이닉스도 외국인 지분이 32.4%포인트나 많았고 에스원도 외국인이 26.9%포인트나 높은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대주주 우호지분이 31.2%, 외국인 전체 지분이 31%로 0.2%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