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9일 친형인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데리고 집무실을 나선 것에 대해 "도를 넘어선 무단 행위"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또 신 총괄회장을 목적 달성의 방편으로 활용하는 더 이상의 행위는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YTN 방송 캡처

앞서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신 총괄회장을 휠체어에 태워 서울대학교병원으로 향했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신동주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을 자신들의 경호 인력 등으로 에워싼 채 무단으로 모시고 나갔다"며 "오전 내내 총괄회장과 비서실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가 오후에 갑작스럽게 진행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기존 비서실 인력을 차단한 채 병원으로 향했다는 것은 단순한 건강검진 차원이 아니라 총괄회장을 또다시 의도된 목적에 활용하려고 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자식 된 도리로 고령의 병약하신 어른을 내몰고 다니며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동을 자제하고 총괄회장님께서 안정을 찾으시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동주 회장 측 관계자는 "일상적인 건강검진으로 신 전 부회장이 직접 모시고 서울대병원으로 갔다. 검진을 마치면 집무실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 업계는 신동주 회장이 이날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체크한 후 언론에 공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버지의 건강 상태가 롯데그룹이 주장하는 것과 다르다는 점을 공식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앞으로 있을 법정 공방에서도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는 중요한 문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날 건강검진 결과는 신동주 회장에게는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점이 확인될 경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법정 공방에서도 몰아넣을 수 있는 좋은 카드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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