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5일 발표한 ‘동아시아-태평양 경제 현황’(East Asia Pacific Economic Update) 보고서에서 동아시아가 세계 경제 성장률의 약 40%를 책임지는 등 변함없이 세계 경제의 주요 동력 역할을 하고 있지만 2015년 이 지역의 경제가 지난해 6.8%에서 다소 하락한 6.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 세계은행 홈페이지

세계은행의 악셀 반 트로센버그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부총재는 “동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은 견조한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둔화하는 추세 속에서 이 지역의 정책입안자들은 앞으로도 구조개혁에 총력을 기울여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이며 포용적인 성장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조개혁을 달성하려면 금융, 고용, 제품 시장의 규제를 개선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며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을 펼친다면 투자자와 시장이 안도할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어 저소득층이 빈곤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 지역을 위협하는 세계 경제 환경을 분석하고 있다.

고소득 국가의 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가운데 전 세계 교역은 2009년 이후 가장 느린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미 개발도상국 전반이 겪고 있는 경기 둔화세가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타격을 입은 원자재 생산국을 중심으로 한층 심화되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중국 경제는 2015년 약 7% 성장할 전망이며, 그 후 내수 주도형, 서비스 주도형 경제로 계속해서 전환되어감에 따라 성장세는 점차 완화되어, 경제 성장률은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2015년 중국을 제외한 기타 동아시아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률은 작년과 비슷한 4.6%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몽골과 같은 원자재 수출국의 경우 올해 전 세계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성장률이 둔화되고 국고 세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 수입국의 경제는 꾸준하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견조한 성장 속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베트남 경제는 2015년 6.2%, 2016년 6.3%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 대부분의 성장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캄보디아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6.9%에 달할 전망이지만 농산물 생산량의 감소는 경제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미얀마의 경우 7월에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2014년 8.5%였던 경제 성장률이 2015년에는 6.5%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태평양 연안 국가들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은행의 수드히르 셰티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중국이 성장 모델을 재조정하고 미국 정책 금리의 정상화가 예상됨에 따라 동아시아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률은 둔화될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는 단기적으로는 금융 변동성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지속가능한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조정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2016~17년 중국 경제의 둔화가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가정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중국이 공공 채무 비율이 낮고 비은행권 저축을 제한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금융시스템에서 국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충격 완충 정책과 수단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좀 더 급격한 둔화가 일어날 위험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점진적인 둔화의 가능성이 크다는데서 기인한다.

세계은행은 중국의 성장률이 추가적으로 둔화된다면 그 여파가 동아시아 지역의 다른 나라들에까지 퍼져나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과 교역, 투자, 관광으로 연결된 나라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가정했다.

시장이 이러한 긴축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위험이 존재하며, 이에 따라 각국의 통화 가치가 절하되고 채권 스프레드가 상승하며 자본 유입이 감소하고 유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

세계은행 보고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두 가지 우선과제에 치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 대외 취약성과 재정 취약성을 해소하기 위해 거시경제를 건전하게 운영하고 둘째, 민간 투자를 진작하는 데 초점을 맞춰 좀 더 심층적인 구조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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