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 칼럼=조희제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SK그룹은 최 회장 출소 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사회 공헌 차원에서 사회적 기업과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도 대대적으로 강화키로 했다.

실제 SK그룹은 19일 가정형편이 어려운 노인층의 주거복지 해결을 위해 향후 3년간 1천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이날 '저소득 노인용 주택·복지 혼합동(棟) 아파트 건설사업' 재원 마련 기부증서를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다.

최 회장은 최근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온 선배 세대와 국가 유공자,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해 SK가 기여해야 하는 것이 광복 70년의 의미"라며 "이와 관련한 대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SK는 올해 200억원, 내년에 400억원, 2017년에 400억원을 순차적으로 기부하며, 이 돈은 정부가 지정하는 지방자치단체와 공익단체에 전달된다.

국토부는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과 협의해 SK의 기부금을 활용한 주택·복지 혼합동 공급계획을 가급적 이른 시일에 내놓을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저소득 노인들이 우리나라를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만들어 가는데 기여했음에도 적절한 사회·경제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 채 오히려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옥중에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라는 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사회적 기업 활성화 방안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SK에 따르면 2011년 집필을 시작한 최 회장은 2014년 1월 수감된 이후로는 PC를 쓸 수 없어 수작업으로 원고를 수정했다.

이 책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최 회장의 생각을 담은 ‘새로운 모색’과 SK그룹의 사회적 기업 운영 사례를 담은 ‘행복한 동행’ 등 두 권으로 구성됐다.

최 회장은 책에서 사회적 기업 육성을 위해 소셜 프로그레스 크레디트(social progress credit·SPC)라는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했는지를 평가해 사회적 기업에 금전적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다.

최 회장은 “SPC가 도입되면 더 많은 투자자와 기업이 사회적 기업에 투자할 것이고, 기존 사회적 기업들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혁신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면 항공사 마일리지처럼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 금전적 인센티브를 주면 좋겠다.”는 이 책의 골자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단행한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재벌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포함되면서 특혜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SK그룹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사회적 기업 및 소외 계층에 대한 대대적 지원 약속은 대 국민 ‘일회용 선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SK그룹이 사회적 기업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에 나서 일각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이겨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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