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임태형 대기자] 대통령 선거가 딱 일주일이 지났다. 지난 일주일 동안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새로 뽑았고, 또 역대 대통령과는 다른 그의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국민들은 새로운 대통령이 시대의 흐름과 역할에 걸맞은 훌륭한 지도자로 남기를 기대하고 있다.

▲ 임태형 대기자

우리는 항상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옷가지에서부터 선글라스, 시계 같은 악세서리 하나까지 유행을 따라가지 않으면 열등한 부류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걱정 속에서 계절마다 열심히 트렌드를 쫓는다.

기업경영에도 트렌드가 있다. 새롭게 소개된 경영기법이 어려운 경영상황을 타개하고 기업의 발전적인 변화와 혁신에 일조한다.

HR(Human Resource·인적자원) 관련 리더십 이론이나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낮춘 제품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품질관리 기법이 경영에서 큰 몫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구식으로 몰리며 새로운 이론에 자리를 내어주고 만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도 최근 수년간 CSV(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 Collective Impact(집합적 파급력)와 같은 이론이 주목을 받으며 CSR과 사회공헌의 실행방법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더 멀리는 ‘전략적 사회공헌’이라는 기치 아래 이전보다 계산적이고 경영성과를 중시하는 사회공헌활동 개념이 오래 동안 경영진과 직원들의 의식과 행동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 사회공헌활동의 대내외적인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면서 새로운 기법을 도입해 왔지만 생각과 달리 이해 관계자의 반응이 저조해 맥이 빠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트렌드를 열심히 쫓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효과에 실망한 적도 있다.

트렌드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트렌드를 쫓는다고 해서 언제나 사회공헌활동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 비용 대비 효율성)를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트렌드 속에 축적돼 있는 사회공헌활동 방식의 발전사를 간과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대기업부터 수백억 매출의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사회공헌활동을 속 깊이 살펴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좋은 경영 성과를 내는 기업들을 보면서 굳어지는 생각이 있다. 그들처럼 좋은 기업에게 사회공헌은 예상한 대로 경영의 중요 항목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사회공헌활동의 가성비를 높이는 그들의 남다른 생각과 행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지난달 20일 광주 남구 빛고을 노인건강타운에서 배식 봉사에 나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광주=뉴시스 자료사진

성과도출에 대한 조급함이 없다.

사회공헌활동에서 조급함은 생색내기 이벤트나 과시성 홍보로 수혜자를 불편하게 하는 등, 많은 이해 관계자들에게 부정적 인상을 남기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아 왔다.

좋은 기업인 그들에게는 조급함이 없다. 지금의 활동이 성과로 보일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빨리 성과를 보여 달라고 파트너를 채근하지 않는다.

나무를 키우는 마음으로, 새싹이 트는 것을 지켜보고, 거름을 주고 바람에 쓰러지지 않게 지지대를 받치는 정성을 쏟으면서 미래에 나타날 성과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점이 남다르다.

두 번째는 진정성이다.

좋은 기업은 목표한 성과가 나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그래서 5년, 10년 이상의 장수 프로그램 여럿이 자리를 잡고 있다. 진정성은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많은 이해 관계자, 즉 비영리단체, 지역사회 공무원과 오피니언 리더, 수혜자 등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며 강한 우호적 네트워크를 형성케 한다.

홍보성 이벤트, 과시용 기부, 영혼 없는 봉사활동으로 이해 관계자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며, 보여주기보다는 실질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꾸준히 기부하고 기업의 가용한 자원을 투입하며 파트너인 전문단체와 함께 고민하며 해결방안을 찾는다.

새로운 대상이나 프로그램으로 갈아타기보다는 기존 프로그램을 보완해 가며 완성도와 성과를 지속적으로 높여 가는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도 일종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도 기존의 정책이라고 무조건 버리지 않고 옥석을 가려내는 지혜를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 임태형 대기자는 삼성사회봉사단 창설 멤버(차장)이며 KT사회공헌정보센터 소장을 역임하는 등 30년 가까이 기업 현장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연구하고 실천한 CSR 전문가입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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