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임태형 대기자] 기업사회공헌을 통한 가치(Value) 창출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기업사회공헌 활동에서 ‘이익의 사회환원’이라는 단어는 퇴출 과정을 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현재는 변화를 중시하고 있다.

우선 당장의 배고픔만 없애는 자선활동 위주로 사회공헌활동이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 임태형 대기자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자선이 아니라 자립을 중시하고, 전체적으로는 ‘사회의 발전적인 변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사회의 가치를 만들어 내고 경영에 있어서도 가치를 얻고자 한다.

이런 이유로 기업사회공헌 활동에 ‘전략적 사회공헌’이 중요하다. 전략적이란 말은 기업의 경영, 특히 가시적인 재무적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의미한다.

최근의 국내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트렌드를 보면 ▲Community(지역사회) ▲Diversity(다양성) ▲Investment(투자) ▲Value(가치) ▲Outcome(성과) 등 다섯 가지 특징을 알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트렌드는 문화예술계의 입장에서도 무척 희망적으로 보인다.

첫째,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문화예술의 육성도 무척 중요하다. 문화예술이 지역사회 뿐만 아니라 사람을 치유하고 변화시키는 힘을 가졌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둘째, 다양성 추구는 사회복지와 장학교육 위주에서 벗어나 사회공헌의 차별화를 꾀하고자 하는 시도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셋째, 사회공헌을 투자로 인식함으로써 비용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지만 선택과 집중을 중시하기 때문에 예산을 쪼개기보다는 큰 단위로 책정한다는 것이다.

넷째, 사회적 가치와 경영가치 창출을 추구하므로 변화와 발전, 성과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화와 성과를 보여주기가 쉽지는 않지만 문화예술계가 더 어려워야 할 이유는 없는 듯하다.

최근 기업사회공헌 활동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기업들이 사회복지와 문화예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Hybrid)형 사회공헌활동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여전히 사회복지 분야를 선호한다. 사회복지를 축소하고 다른 분야로의 완전한 전환이 아니라, 기존의 사회복지 분야에서의 대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문화예술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El Sistema)처럼 문화예술을 통한 대상자의 변화에 큰 관심을 보이며, 사회복지계의 아동 청소년에게 악기를 들려주고, 레슨비를 지원하고, 연주기회를 마련해 주면서 자존감을 찾게 하고 비행에서 벗어나게 하고 건전한 삶을 찾도록 도와주는데 눈길을 조금씩 돌리고 있다.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오케스트라 시스템을 가리키는 말이다. 원래 ‘시스템’ 이라는 뜻의 스페인어이지만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뜻하는 고유명사로 통한다.

▲ 지난 1월 19일 서울 인사동 가나인아트센터에서 열린 넷마블게임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이 게임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제공

기업 사회공헌활동 담당자는 타사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우리 회사가 더 부각되기를 기대한다. 거의가 사회복지 분야의 소외된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만큼 그렇고 그런 프로그램 속에서 전혀 부각이 되지 않는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그런데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부터 직원들까지 사회공헌 하면 가난, 의식주 문제를 안고 어렵게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므로 문화예술계로의 전환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사회복지에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는 작업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은 가치와 성과를 중시한다. 과거에는 인풋(input)을 성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즉 어디에 얼마를 지원했다, 어떤 공익을 위해 우리 회사는 거액을 수년간에 걸쳐 기부했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를 투입하였다는 식이다.

하지만 지금은 input에 따르는 아웃컴(outcome)을 중시한다. 사회복지계는 가치와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오래 전부터 해왔고, 과학적인 성과 도구를 개발해왔는데 반해 문화예술계는 어떤가?

성과를 보여준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도너(donor·기부자)인 기업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 또한 지원을 지속하고 확대하기 위해서는 donor 기업의 성격을 이해하고 이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 임태형 대기자는 삼성사회봉사단 창설 멤버(차장)이며 KT사회공헌정보센터 소장을 역임하는 등 30년 가까이 기업 현장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연구하고 실천한 CSR 전문가입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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