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임태형 대기자] 기업의 최대 목적은 이윤 극대화이다. 쉽게 말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기업은 이윤 극대화라는 분명한 목적과 동기 덕분에 가장 역동적인 조직으로 거듭 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역동성이 종종 부작용을 일으킨다.

최고경영자(CEO)가 사회적 책임을 부르짖어도 말단에서의 부서 실적과 개인의 승진이라는 이기적 동기를 누르기는 쉽지 않다.

▲ 임태형 대기자

구매부서는 단 1원이라도 값싼 원료를 가져오기 위해 빈곤국 아동의 노동착취에 눈을 감고, 영업부서는 대리점에게 밀어내기와 재고떠안기를 강요하고, 마케팅 부서는 소비자를 속이기도 한다.

그래서 재벌 총수들이 아무리 나눔의 경영을 강조해도, 일선에서는 이 같은 명분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때론 CEO와 경영진이 이러한 비윤리성이나 불법을 알고도 외면한다.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좀 더 손쉬운 방법으로 이윤을 남기기 위해 기꺼이 도덕과 담을 쌓고 불법을 선택하면서 법적 윤리적 책임에 둔감해져 간다.

하지만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IT의 발달로 기업 활동을 감시하는 눈은 그리스 신화에서 100개의 눈을 가진 아르고스가 도처에 자리잡은 형국과 같아서 기업의 흠결 사항은 실시간으로 확산된다.

거의 모든 대기업은 사회적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사회공헌활동을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 기업의 자선적 책임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공헌은 분명 공공 부문 지원의 부족분을 메우고 많은 비영리 단체들에게 적지 않은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사회적 책임의 약점 가리개용, 진정성이 결여된 사회공헌으로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함은 물론 이해 관계자로부터의 비난을 자초하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사회공헌활동도 분명 기업의 훌륭한 홍보 소재가 되긴 하지만 홍보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홍보를 통한 평판 제고가 목적이라면, 이제부터는 사회공헌을 포함한 사회적 책임활동 속에서 소재를 찾는 것이 차별화된 홍보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

▲ 11일 서울 대한적십자사 중랑노원희망나눔 봉사센터에서 열린 '삼성과 함께하는 떡국 나눔' 행사에서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이 어르신들에게 떡국 등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뉴시스

작업장 환경의 개선, LED램프 교체와 절전, 대중교통 출퇴근 직원수, 출산휴가와 복직률 같은 가족친화경영 등, 사회적 책임 경영 실천 항목이 우리 기업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음을 이해하자.

사회공헌은 사회적 책임 중 자선적 책임의 다른 이름이다. 기부와 임직원의 봉사활동, 공익프로그램 운영과 같은 자선적 책임활동은 사회적 책임의 바탕 위에서 행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활동의 일선에서는 사회적 책임과 동떨어진 사건이 종종 벌어지면서 수년간의 사회공헌 비용과 노력을 무색케 하면서 기업에게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리스크 대응방법에 따라 100년 기업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기도 하고 위기극복 후 더욱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도 하는 현상을 지척에서 목도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있어서 편법은 통하지 않으며 대안 또한 없다는 확신을 갖는다.

혹이나 아직도 사회적 책임 수행에 드는 비용이 아까워 사회공헌으로 대신하고자 하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다면 먼 우주로 날려 버리는 것이 낫겠다.

그렇다면 자선적 책임, 즉 사회공헌활동은 옵션일까. 아니다. 자선활동을 하지 않는 기업은 시민들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따뜻한 가슴이 없는, 정감 가는 구석 하나 없는 무생명체로 보지 않을까. 그런 기업을 좋아 하고 그런 기업의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다.

그래서 사회공헌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누구나 하는 덕목이라 겉으로 칭찬은 없더라도, 막상 하지 않으면 비난받을 수 있는 것 또한 사회공헌활동이다.

지속발전,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윤리적 책임, 법적 책임, 자선적 책임(사회공헌)의 세발로 경제적 책임을 짓는 무쇠솥이 되길 바란다.

세 다리 모두 길이와 버티는 힘이 같아야 무쇠솥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이익이라는 밥을 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 임태형 대기자는 삼성사회봉사단 창설 멤버(차장)이며 KT사회공헌정보센터 소장을 역임하는 등 30년 가까이 기업 현장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연구하고 실천한 CSR 전문가입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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