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임태형 대기자] 프로보노(Pro-bono) 활동 현장에서도 나오는 의견을 보면 역시 솔직한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프로보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보노 워커(PW·Pro-bono Worker)와 비영리단체(NPO·Non Profit Organization) 사이에서 조정과 관리를 하는 프로보노 매니저(PM·Pro-bono Manager) 3자의 원활한 소통이 프로보노 활동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절대적이다.

▲ 임태형 대기자

익히 알려진 대로 ‘공익을 위하여’라는 의미의 라틴어 ‘pro bono publico’에서 나온 프로보노는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해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돕는 활동을 말한다.

많은 현안 문제점을 안고 있는 NPO는 물론이지만 PW도 의욕과잉으로 목표에 대해 욕심을 내게 된다.

하지만 양측 모두 현실상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서로가 실현가능한 범위를 파악하면서 과도한 관여나 기대를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욕심을 내면 소화불량으로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다는 경험을 숱하게 듣고 있다.

프로보노의 client(클라이언트)를 비즈니스 고객과 동일하게 대우하라” “수혜자(beneficiary)가 아닌 고객(client)으로 보아야 한다”

프로보노는 우리 사회의 복잡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새로운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프로보노가 아무리 부가가치가 높고 전문적인 활동영역이라고 하더라도 최상의 방법은 아니다.

프로보노는 여타의 다양한 자원봉사와 효과적으로 결합함으로써 비영리단체를 지지해 가는 힘이 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프로보노 역시 축대를 지탱하는 다양한 크기의 바위와 돌처럼 우리 사회를 건실하게 지탱하고 틈새를 메우는 또 하나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보노의 등장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자원봉사에 대해 묵은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자원봉사가 오랜 시간 동안 양과 질적인 면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이 목표했던 ‘변화’와 ‘성과’를 채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도 선진국들에 비해 갈 길이 멀다. 영국의 CAF(자선구호재단)에 따르면 한국은 기부지수가 전 세계 150여국 가운데 80위 수준을 맴돌고 있다. 라오스가 10위권 이내이고 탄자니아 같은 나라가 30위권인데 비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물론 CAR가 발표하는 기부지수는 객관적인 지표를 기준으로 한 게 아니라 패널조사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부문화가 활성화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

▲ 지난 8월 2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SK-U타워에서 열린 'SK㈜C&C ICT 프로보노 발대식'에서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SK㈜C&C 제공

이런 상황에서 프로보노 운동은 적잖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기업은 강화되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 속에서 나름 기여도가 높은 사회공헌활동을 고민하고 있는 만큼 프로보노는 비영리단체와 기업 양측 모두에게 유익한 활동이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2009년 이후 프로보노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당시 미국 기업들의 내부 사정은 ‘직원들의 업무만족도와 업무효율이 저하되고 혁신정신이 퇴화하면서 지속가능성이 저하되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찾은 대안이 ‘직원들의 비즈니스 능력을 활용한 적극적인 지역사회 참여활동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로보노 활동은 기존의 자원봉사와 달리 일방적인 자선이나 희생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 양측 모두의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프로보노가 어렵다는 선입관으로 참여를 유보하면서 손쉬운 활동만 하는 것은 도전과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정신과는 맞지 않는다.

주춤거리지 말고 지금 당장 프로보노에 나서기를 기업에게 당부한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우수한 직원들이 회사의 발전에도 한 몫을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 임태형 대기자는 삼성사회봉사단 창설 멤버(차장)이며 KT사회공헌정보센터 소장을 역임하는 등 30년 가까이 기업 현장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연구하고 실천한 CSR 전문가입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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