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임태형 대기자] 한국의 자원봉사는 지금 프로보노(Pro-bono)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 임태형 대기자

한국 성인 자원봉사 참여율은 2005년 이후 20% 초반대를 넘어서지 못하는 정체가 장기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미국의 경우 2001년부터, 일본은 2005년부터 이미 프로보노 활동을 통해 새로운 자원봉사 영역을 만들고 기업의 우수자원을 끌어들이면서 이전에 비해 훨씬 높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한국은 프로보노에 대한 논의와 실행이 7~8년 전부터 시작되어 도입기를 지나 성장기로 진입해야 하지만 기대와 달리 활성화가 다소 더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로보노를 ‘재능봉사의 한 종류’ 라거나 ‘좀 더 전문적인 자원봉사’로 알고 있는 정도이며 프로보노의 가치와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프로보노의 정의와 목표, 그리고 활동방법의 특이성을 명확하게 이해함으로써 프로보노의 뛰어난 잠재력을 활용할 가능성을 높이고 이를 계기로 자원봉사 전체의 활성화를 모색해보고자 한다.

프로보노는 1980년대 말 미국 변호사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무료 법률상담을 하기 시작하면서 붙인 일종의 공익활동 브랜드이다.

하지만 2008년 미국이 금융위기를 맞으며 프로보노의 정의가 바뀌게 된다. 경기가 위축되면서 고급 기능을 가진 실업자들이 대량 발생하게 되고 이들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는 동시에 사회적 유용성을 높이고자 프로보노 참여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프로보노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

사회, 공공의 목적을 위하여 전문가가 직업을 통해 익힌 기술과 지식을 제공하며 목표한 산출물과 성과를 내는 자원활동

위 정의에서, 전문가는 주로 현직 또는 은퇴한 직장인을 지칭하며, 주 대상은 비영리단체이며 활동의 거시적 목표는 ‘비영리단체의 운영역량 강화’이다.

그리고 산출물과 성과를 내기 위해 프로보노는 일반 자원봉사나 재능봉사와는 차별화된 활동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보노는 ‘목표했던 일정 성과가 나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활동’한다는 점과 ‘조직의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에 깊이 관여한다’는 점이 재능봉사와 확연하게 구분되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지난해 12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5회 프로보노 지식나눔 콘서트 ICT Dream'에서 엄수원 솔리드웨어 대표가 강연을 하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프로보노 활동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프로보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보노 워커(PW·Pro-bono Worker)와 비영리단체(NPO·Non Profit Organization) 사이에서 조정과 관리를 하는 프로보노 매니저(PM·Pro-bono Manager)가 존재한다.

매개 단체의 PM은 PW와 NPO를 연결해주고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일정과 과업 내용의 진척과 품질 등을 꼼꼼하게 챙긴다. 회의도 PM과 PW와 NPO 3자가 모여 회의를 한다.

PM은 과욕이 들어간 무리한 목표를 조정하고 PW나 NPO 양측의 안이한 대응에는 목표의식과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프로보노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 5단계 절차를 중시한다.

Step.1 효과적인 프로그램 설계

Step.2 프로보노 워커의 모집과 소양 교육

Step.3 프로보노 수요자 NPO의 의식 제고

Step.4 성실하고 꼼꼼한 진행관리

Step.5 프로보노 가치의 평가

당연한 것이라고 보고 지나칠 수 있지만 의외로 PW나 NPO의 안이한 태도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방해하는 요소로 종종 등장한다. 특히 PW가 NPO를 처음 맞으며 ‘비난’의 자세를 가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일을 하지?” “목표나 전략 개념도 없다니...”라는 마음가짐은 훈계로 이어지며 NPO의 마음을 상하게 한다.

한편 NPO측 자세의 문제는 ‘방관’이다. “전문가니까 알아서 해달라”거나 “잘~ 만들어 주세요”라는 식으로 요구사항이 구체적이지 않은 점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PW의 ‘無(무)의지’와 NPO의 ‘無기대’도 프로젝트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PW의 “무료니까 대충해도 되겠지...”라는 자세와 NPO의 “자신의 회사 일도 아닐테니 열심히 할 리 없겠지”라는 선입견이 만나면 프로젝트는 실패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점에 주의하여야 한다. 특히 PW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PW에 대한 다음의 당부사항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임태형 대기자는 삼성사회봉사단 창설 멤버(차장)이며 KT사회공헌정보센터 소장을 역임하는 등 30년 가까이 기업 현장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연구하고 실천한 CSR 전문가입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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