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임태형 대기자] 최근 국내에서 공익마케팅(Cause Marketing)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수많은 상품을 유통하는 국내 대형마트들이 강력한 이해 관계자인 고객을 사회공헌에 참여시키고 있다.

▲ 임태형 대기자

제품을 고객이 구입하면 매출의 일부가 특정 목적을 위한 기금으로 조성되는 방식은 고객에게 사회문제를 인지시키고 문제 해결에 동참케 하면서 한편으로는 기업의 사회책임 의지를 분명히 알림으로써 과거에 비해 더 많은 기금을 조성하고 좋은 기업 이미지도 굳히는 성과를 갖게 된다.

공익연계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이라고도 불리는 공익마케팅이 이처럼 활성화 된데는 제품 및 서비스의 가격뿐 아니라 가치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착한 소비'로도 불리는 CRM은 구매 비용의 일부를 기업이 기부하는 단순한 형태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소비자의 참여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적극적인 동참을 강조하는 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 10명 중 7명은 인권, 노동, 환경과 같은 '윤리적 가치'를 반영한 소비활동을 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지난 1년간 윤리적 소비를 했다는 소비자도 절반을 넘어섰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공익을 생각하는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부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기업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공익마케팅의 예는 국내외에서 흔히 발견된다.

국내의 한 식음료 회사는 생수 매출의 일부를 아프리카 식수공급에 사용한다. 아프리카의 식수부족으로 인한 여러 문제를 고객에게 알리고 고객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특정 메뉴 매출의 일부를 북한이탈주민 자립을 위해 기부하면서 식당의 가치를 올리고 있는 경기도의 어느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이전과 다른 사회공헌 방식으로 이전과 다른 구체적이고 명확한 성과를 지향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 지난 8월 경기도 양평 산음자연휴양림에서 유한킴벌리와 국립산림과학원 주최로 열린 2016 그린캠프에 모인 전국의 여고생들이 숲 속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유한킴벌리 제공

미국의 다국적 생활용품·제약 기업 존슨앤존슨은 TV와 인터넷을 통해 ‘간호사의 미래를 위한 캠페인’을 주도적으로 실행, 간호사 지망생을 늘림으로써 심각한 간호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를 했다.

스위스 네슬러는 공급망의 커피재배 농가에 대한 교육과 투자를 통해 고품질 커피빈의 안정적인 수급은 물론이고 그 지역에서의 네슬러 상품 매출증가라는 성과까지 얻게 되었다.

제네랄밀스는 ‘Box Tops for Education’이라는 공익연계마케팅을 통해 학교에서의 교육기자재 부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고 매출과 기업가치도 높였다.

이러한 사례들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성과와 앰팩트(impact) 지향’이라는 점이다. 공유가치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이든 공익연계마케팅이든 어떤 방법론을 적용하더라도 구체적 성과와 impact(영향)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기업 자원봉사에도 눈에 띄는 트렌트(Trend)가 있다. 바로 프로보노(Pro-bono)와 핸즈온(Hands On)이다.

‘공익을 위하여’라는 의미의 라틴어 ‘pro bono publico’에서 나온 프로보노는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해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돕는 활동을 의미한다. 의사의 의료봉사, 변호사의 무료 법률상담 등이 대표적이다.

프로보노의 목표는 ‘NPO(Non Profit Organization·비영리단체)의 운영역량 강화’이다.

▲ 지난해 10월 충남대학교에서 열린 ‘제13회 프로보노 지식나눔 콘서트 ICT Dream’에서 ICT전문가가 청중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이 행사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주관하는 ‘ICT멘토링제도 운영’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제공

인재와 예산 부족에 시달리는 NPO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성에 비해 실행력이 미흡한 게 현실이다.

프로보노는 운영능력 전반(전략기획, 모금마케팅, 홍보, HR, 재무 등)의 역량을 높여 준다.

기업에서 업무역량을 키워온 임직원들은 프로보노 워커(Pro-bono Worker)로서 구체적 역량강화목표 달성을 위해 강도 높고 체계적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미국의 Taproot재단, 일본의 Service Grant가 선도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프로보노허브’와 ‘자원봉사문화’에서 여러 기업들과 함께 프로보노를 시도하면서 기업 자원봉사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있다.

핸즈온은 봉사활동의 성과제고를 위한 전문리더를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처럼 자원봉사 분야에서도 성과와 임팩트를 중시하며 이를 위한 진보된 방법론이 등장한 것이다.

기부도 능동적인 기부로 변하며 기업과 사회적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예를 들어 스마트폰에서 사이버 나무를 제대로 키우면 환경기금을 제공하는 제지회사는 고객참여형 기부를 통해 종전의 기부효과를 뛰어넘는 성과를 얻고 있다.

기업만큼 효과적으로 사회적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집단은 없다고 할 정도로 기업의 자금력과 파급력은 크다. 사회공헌은 자선을 넘어 투자가 될 만큼 규모가 커졌지만 아무리 큰 자금이라도 우리 사회의 복잡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온 우리 기업들은 자금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사용의 중요성을 깨닫고 성과와 임팩트의 극대화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은 위상과 규모에 맞게, 더 나아가 많은 이해 관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그에 걸맞은 사회공헌활동을 해야 하지만 최근의 사회공헌 트렌드는 새로운 방법론의 적용이 아니라 가치와 변화를 만들어내고 성과와 임팩트를 위해 기존의 다양한 방법론을 혼합하여 창의적인 시도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50년전 과거부터 현재까지 시대를 관통하는 변하지 않는 트렌드는 진정성이다. 이해 관계자의 마음을 얻는데 진정성만큼 좋은 수단은 없다.

진정성은 화려한 언어가 아닌 실천을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100년 이상 지속가능을 희망하는 기업이 따라야 할 변함없는 사회공헌 트렌드는 고객과 우리 회사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거짓과 과장을 걷어낸, 진심을 담은 염려와 실천이다.

※ 임태형 대기자는 삼성사회봉사단 창설 멤버(차장)이며 KT사회공헌정보센터 소장을 역임하는 등 30년 가까이 기업 현장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연구하고 실천한 CSR 전문가입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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