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부진과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 지적…내년 2.8% 예상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과 같은 2.7%로 유지했다.

IMF는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발표한 '2017 아시아, 태평양 지역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 미국 워싱턴에 소재한 IMF본부. [미국 워싱턴 D.C=AP/뉴시스]

이에 앞서 지난 4월 IMF는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7%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IMF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가 회복되며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이 개선되겠지만 한국의 경우 소비 부진과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년은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아태 지역 경제가 여전히 견실하다며 전체 성장률 전망치도 5.5%로 유지했다. IMF는 아태 지역에 대한 전망이 세계에서 가장 강세를 보인다면서도 단기적으로 불확실성과 리스크,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 저하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일본 등 일부국가 고령화 늪 경고…2050년 65세이상 현재의 2.5배 확대

하지만 IMF는 보고서에서 아시아 일부 국가들이 부유해지기 전에 고령화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는 아시아의 노동 연령대 인구 비율이 이미 절정에 이르렀으며, 이에 따라 2050년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현재의 2.5배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비중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높게 나타날 것으로 관측됐다.

IMF는 “미국과 유럽의 역사적인 경험에 비춰봤을 때 아시아의 노령화 속도는 현저하게 빠른 반면 1인당 소득은 과거 선진국들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많은 선진국들에 비해 고령화 정책을 적용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일부 국가는 부유해지기 전에 노화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는 이미 인구 고령화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IMF는 고령화가 향후 30년 동안 일본의 연간 생산량을 최대 1%포인트 끌어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홍콩, 한국, 태국 등의 국가도 각각 0.5%~0.7%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은 아직 여유가 있지만, 전반적인 아시아의 고령화는 향후 30년 간 세계 경제 성장률을 0.1%포인트 하락시킬 것이라고 IMF는 분석했다.

문제는 고령화가 과도한 저축 및 투자 위축을 유발,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아시아 주요국들의 실질 금리와 자산수익률에 지속적인 압박으로 작용, 아시아가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의미다.

IMF는 아시아 국가들이 급격한 인구 노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연금 프로그램 및 은퇴 제도 등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줄어드는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MF는 또 인구 고령화가 아시아 국가들의 유일한 문제가 아니라며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 둔화 등에 대비해 서비스 부문의 영향력 확대, 대외 무역 의존도 축소 등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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