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산업 일꾼들이 늙어간다' 보고서

[이코노뉴스=조희제 기자] 우리나라 산업 역군들이 늙어가고 있다. 평균 연령이 41세를 훌쩍 넘어선 데다 노령화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7일 현대경제연구원의 ‘산업 일꾼들이 늙어간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초 30대 중반이던 전 산업 평균연령은 2013년 40세를 돌파한 데 이어 2015년 41.1세까지 상승했다. 특히 최근 5년간 취업자 평균연령 증가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르다.

연구원이 5년 간격으로 취업자 평균연령 증가 속도를 분석한 결과, 1995→2000년 1.2세, 2000→2005년 1.4세, 2005→2010년 1.3세씩 늘어났다. 그러나 2010→2015년에는 무려 2.1세가 증가했다

▲ 공기청정기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특히 사회생활을 하는 중고령층 여성들이 빠르게 늘며 전체 여성 취업자의 평균연령이 약 40세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취업자의 평균연령은 39.6세로 2010년의 36.1세 보다 3.5세나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남성 취업자의 평균연령은 40.3세에서 41.9세로 1.6세 높아지는데 그쳐 여성에 비해 고령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완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남녀 취업자간 평균연령 격차도 2010년 4.2세에서 5년새 2.3세로 크게 줄었다.

최근 여성 취업자의 빠른 고령화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던 중고령층이 가구주 소득 부진, 교육비 부담,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등의 요인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든 때문으로 분석됐다.

여성 일자리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아직 한계가 있는 모습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여성 중장년층은 주로 간병인과 같은 요양보호, 마트 점원 등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업종이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저임금 업종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 연구위원은 "근로자에 대한 새로운 기술 및 지식 습득 기회 제공, 직업훈련 및 평생교육 강화 등을 통해 노동의 질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에서의 오랜 경험을 가진 노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노인창업 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생산성은 떨어지고 기업 부담은 증가’ 우려

전체 산업의 취업자 고령화 속도도 가파르다.

2000년대 초반 30대 중반 수준이던 전산업 취업자 평균연령은 2013년에 40.5세로 처음 40세를 돌파했고 2015년 41.1세까지 높아졌다.

전체 고용자 중 중장년층과 고령자층 취업자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전체 취업자 중 60세 이상 취업자 비중은 6.5%, 50대 비중은 18.2%, 40대 비중은 27.5%다.

▲ 자료: 현대경제연구원 제공

반면 1995년 36.4%로 전체 고용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29세 이하 취업자 비중은 2015년 18.0%로 급락했다.

30대 취업자 비중 역시 같은 기간 32.5%에서 29.8%로 떨어졌다.

산업별로는 부동산임대(54.6세), 광업(49.2세), 운수업(46.9세), 하수폐기물(46.4세), 농림어업(45.1세) 등의 종사자들이 가장 고령화 돼 있다.

출판영상방송(36.6세), 전문과학기술(38.5세), 금융보험(38.7세) 등 지식기반서비스 산업 종사자들은 비교적 평균연령이 30대 후반으로 젊다.

김 연구위원은 "축적된 지식과 경력을 갖춘 중장년 취업자 비중이 늘어난다는 것은 일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하지만 평균연령이 높아져도 생산성 증대 효과가 크지 않은 업종은 기업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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