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가 40% 급등, ‘미국 자동차 업체 1위’

[이코노뉴스=이혜경 기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실리콘밸리의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무한질주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2위 완성차 업체인 포드를 제친 데 이어 ‘미국 넘버원’ 제너럴모터스(GM)마저 따돌리고 미국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높은 토종 업체로 등극했다.

10일 미국의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전장에 비해 9.85포인트, 3.3% 상승한 주당 312.39달러(약 35만원)로 장을 마감했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리몬트(캘리포니아주) AP=뉴시스 자료사진]

이 전기자동차 업체의 시가총액도 509억 달러(약 58조 1787억원)로 GM보다 6400만 달러(약 731억2640만원) 많았다.

◇ “디트로이트가 실리콘밸리에 무너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두고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가 실리콘밸리에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13년 전 미국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서 스포츠카를 만들 생각으로 첫 발을 내딛을 때만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졌다는 평가다.

테슬라는 이로써 지난 3일 미국 자동차 업계의 '빅2'이자 114년 전통의 포드를 제친지 불과 1주일 만에 GM마저 따돌렸다.

주가도 3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 자동차 업체 중에서는 일본의 혼다에 이어 6위로 도약했다. 혼다와 테슬라의 시가총액 차이는 10억 달러(약 1조1424억원)다.

테슬라의 시총 역전은 실리콘밸리가 자율주행자, 주문형자동차 등 교통혁신의 비전을 추구하면서 세계 자동차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깊은 변화를 선도적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하반기 주류 자동차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3만5000달러짜리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 3’을 출시한다는 기대감 때문에 치솟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40% 가량 상승했다. 모델 3는 한차례 충전으로 뉴욕에서 워싱턴까지의 거리를 운행할 수 있다.

모델 3 생산은 7월초 시작되고, 올해 말부터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2018년 말까지 연간 50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GM은 포드와 더불어 미국 자동차 산업을 상징하는 완성차 업체다. 포드가 호주머니가 가벼운 근로자들도 구입할 수 있는 '모델 T'로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면, GM은 다양한 모델을 앞세워 ‘자동차 쇼핑’의 시대를 연 주역이기도 하다.

◇ ‘내연기관은 가라…전기차가 도로 지배할 것'

전설적 경영자인 알프레드 슬론 시절, 포드를 제치고 미국 자동차 산업을 제패했다. 테슬라의 약진은 ‘전기자동차가 도로를 지배할 것'이라는 머스크의 비전에 공감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 지난달 15일 경기도 하남의 스타필드 2층 테슬라 매장에서 고객들이 모델S 차량 등을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글로벌 투자은행인 파이퍼 제프리의 애널리스트인 알렉산더 포터는 “테슬라는 낙관주의, 자유, 저항, 그리고 일련의 다른 감정을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다른 기업들은 이러한 감정을 결코 복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기자동차 업체의 약진은 아울러 상대적으로 변화의 진폭이 작던 세계 자동차 업계에 불어 닥친 거센 변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구글, 애플을 비롯한 미국 실리콘 밸리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잇달아 뛰어들며 이 분야는 기존 업체들과 신규 진입자들이 난전을 벌이는 군웅할거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세계 자동차 업체 가운데 테슬라보다 시가총액이 많은 곳은 이제 5개에 불과하다. 일본의 토요타자동차(1731억 달러)가 가장 많고, 이어 다임러AG(759억 달러), 폴크스바겐(726억 달러), BMW(570억 달러), 혼다(519억 달러)등의 순이다. 테슬라를 제외하곤 모두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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