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케어 철회로 상품가격 하락…‘이내 회복’

[이코노뉴스=어 만 기자] 포스코 주가가 30만원을 넘지 못하고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포스코의 일시적인 주가 조정일 뿐 오히려 이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포스코가 상품가격 하락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는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삼성증권은 28일 ‘단기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자’라는 보고서를 통해 "철광석 가격의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철강 수급 균형 개선을 통한 재평가 사이클로의 전환은 업종 특성상 긴 호흡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권오준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포스코 제공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6년부터 나타난 철광석 가격 회복의 근본적인 원인인 중국 광산 업체들의 낮은 원가 경쟁력은 철광석 가격의 하방 경직성을 제공해 줄 것"이라며 "철광석 가격의 단기 조정에 따른 포스코의 주가 조정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 “포스코의 수익성이 살아나는 시기”

IBK투자증권도 “올해는 포스코의 수익성이 살아나는 시기”라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35만원을 유지했다. 포스코는 28일 27만5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포스코는 그동안 철광석과 중국 철강 가격이 약세로 전환하면서 투자심리가 약해졌는데, 철강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선두 업체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점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포스코의 1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증권은 포스코의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이 1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5% 감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101% 증가한 948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13% 상회하는 수치다. 포스코는 오는 30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국제 철강가격 상승과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 심화로 포스코의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 IBK투자증권 제공

철강 가격은 지난 2015년 12월부터 상승 사이클을 타기 시작해 1년 넘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서는 2월 가수요 증가와 3월 성수기 진입 효과가 두드러졌다.

과거 철강 가격의 역사적인 상승 기간을 살펴보면 중국에서는 대략 2년 안팎의 주기를 유지했다. 미국의 경우 7년 주기로 오르내림이 있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도 철강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세계 철강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이 철강 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어 경쟁 관계인 국내 철강사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은 지난해 철강 생산능력을 6500만톤 줄였다. 당초 목표치 4500만톤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역시 계획보다 500만톤 더 감축해 5000만톤을 줄일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5년간 1억5000만톤 설비 폐쇄 계획은 1~2년 조기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공급 개혁 측면에서 중국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고, 대기질 개선 문제도 시급한 상황인 만큼 철강 생산 증가가 억제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반면 중국의 철강 수요 전망은 보다 낙관적으로 수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포스코 목표주가를 기존 33만원에서 40만원으로, 케이프투자증권은 32만원에서 3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HMC투자증권도 32만원에서 38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이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BR(주가 순자산 배율) 0.7~0.8배에 해당한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는 물론 국내 철강 가격 상승이 지속돼 올해 1분기 및 연간 실적이 컨센서스를 웃돌 것”이라며 “올해는 연간으로 철강업종 PBR(주가순자산비율)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철강 성수기 진입…수익성 안정 단계’

삼성증권은 포스코의 스프레드(원료와 제품 가격차)가 전분기 대비 톤당 1만9000원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포스코건설 및 철강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해외 프로젝트의 원가 정상화 및 구조조정의 여파로 2016년 6,0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건설 분야도 올해 1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됨에 따라, 연결기준 실적은 현재 시장 예상을 능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유건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포스코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예상 매출액은 14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843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6%,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포스코 2017년 1분기 실적 추정치/IBK투자증권 제공

한 연구원은 "지난해 후반부터 급격히 상승한 원료탄·철광석의 고가 원료 투입이 1분기에 반영됐다"면서 "주요 철강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스프레드는 1만5000원~2만원 가량 개선돼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케어(미국보건법) 상정 철회로 미국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희석시켜 상품 가격이 하락했지만 이는 추세 하락 요인보다는 단기 조정으로 판단된다"며 "포스코의 펀더멘털이 약화될 이유는 아직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트럼프케어'의 의회 상정을 철회했다. 법안의 하원 통과를 위한 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탄력받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됐다.

IBK투자증권은 “올해는 포스코의 수익성이 살아나는 시기”라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35만원을 유지했다.

한유건 연구원은 “톤당 300달러까지 올랐던 원료탄 가격이 하향 안정됐고 제품가격 전가 모멘텀이 1·4분기까지 이어졌다면 2·4분기에는 철강 성수기 진입과 함께 수익성이 안정되는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는 지난 10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임기 3년인 차기 회장으로 확정된 권오준 회장의 연임 안건을 최종 통과시켰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까지 총 126건의 구조조정을 완료해 6조원에 가까운 재무개선 효과를 냈고, 부채비율을 17.4%까지 떨어뜨렸다.

영업실적도 대폭 개선했다는 평이다. 글로벌 공급 과잉, 주요 수요산업 시황 부진,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3분기에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 어 만 기자는 LG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면서 기업 분석과 투자 등에 관한 실무와 이론을 익힌 시장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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