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그린북에서 경제 상황 평가…미 금리인상, 고용부진 등 위험요인도 상존

‘수출은 나아지고 있지만 내수둔화가 경기 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 수출은 회복되고 있지만 내수부진이 경기 회복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기획재정부가 9일 밝혔다. 사진은 한 백화점 할인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의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기획재정부는 9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 회복세가 생산·투자 확대로 파급되고 있으나,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둔화가 지속되면서 경기회복세를 제약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2월 그린북에서도 "민간소비가 둔화되며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화장품 등 내구재와 비내구재 판매가 모두 부진해 전월보다 2.2%나 감소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감소폭(-0.5%→-2.2%)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2월 중 수출은 석유류·반도체 등 주력 품목이 호조를 보이고 조업일까지 이틀 늘어 전년 동월보다 20.2%나 증가했다. 5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1월 광공업 생산은 수출 개선에 힘입어 전월보다 3.3% 증가, 플러스로 전환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운수, 금융·보험 등을 중심으로 0.5% 증가했다.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업종의 기계류 투자가 확대되면서 설비투자는 2.6% 증가,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건설투자는 토목공사 감소 등으로 0.7% 감소했다.

세계 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보호무역주의 확산·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추진·프랑스 대선 관련 불확실성 등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고 봤다.

중국 경제가 수출 증가세 전환 등으로 안정적 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은 1월 수출증가세가 둔화되며 산업생산이 6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유로존 경제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경기체감지수가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상승으로 양적완화(QE) 축소 압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기재부는 현재의 수출 회복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월 민간소비 역시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6.2%), 신용카드 승인액 증가(11.5%)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심리 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도 1월 93.3에서 2월 94.4로 상승했다.

단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대외 통상현안, 국내 상황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심리위축과 고용부진 우려가 상존한다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정부는 향후 범정부 비상 대응체제를 통해 대내외 경제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선제적 대응을 강화하는 한편 경기회복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1분기 재정 조기집행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내수 보완을 위해 소비·투자 등 부문별 활성화 대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