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어 만 기자]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가 무섭다. 6일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200만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16% 오른 200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1월 26일 장중 기준으로 200만원을 기록한 적은 있지만 종가 기준으로 200만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상 최고가를 다시 갈아치운 셈이다. 이날 삼성전자의 장중 기준 최고가는 201만1000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최고가 행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그래픽=네이버금융 캡처)

일단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상승세는 삼성전자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8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을 글로벌 파트너들에게 비공식적으로 공개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투자증권 이 정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부문 경쟁력이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와 적극적 마케팅, 완성도 높은 갤럭시S8 출시를 통해 더욱 강화돼 시장지배력 재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총수 구속 사태라는 ‘오너 리스크’와 미래전략실 해체 등 악재도 삼성전자 주가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상태인데, 지난달 28일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전실의 공식 해체를 이끌었다.

미전실은 그동안 그룹 전체의 정보를 흡수해 치밀한 성장 전략을 세우는 등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각 계열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사실상 미전실의 결정에 따라 움직인다는 등의 의혹에 시달려왔다. 특히 “권한은 막강한데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비판과 함께 최순실 사태의 배경으로 지목되면서 ‘비리의 진원지’라는 이미지까지 얻게 됐다.

전문가들은 “오너를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적 경영을 해소한다는 점, 불투명한 의사 결정 구조를 끊어낸다는 점에서 미전실 해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2017년 화제의 중심…‘사상 최대 실적 예상’

삼성전자는 지금도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기업이지만, 올 한 해를 통틀어 단연 최고의 기업이 될 전망이다. 2017년 사상 최대의 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 중국 산시성 시안시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 신규라인에서 직원들이 낸드플래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우선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슈퍼 호황 사이클에 진입해 있고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는 2위인 일본의 도시바((東芝)와 두 배 가까운 격차를 벌리며 삼성전자의 독주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낸드 플래시는 D램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분야다. 낸드 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저장장치에 주로 쓰인다.

특히 정체된 D램과 달리 낸드 플래시는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큰 폭으로 시장이 확장되면서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1GB(기가바이트)로 환산한 낸드 플래시 출하량이 2015년 822억개에서 2020년 5,084억개로 늘며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 기관 디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매출은 141억1000만 달러, 도시바는 78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매출은 전년 대비 34 % 증가한 반면 도시바는 18.4 %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 2016년 4분기 낸드 플래시 메모리 매출 현황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삼성전자는 매출이 44억7,390만 달러에 달한 반면 도시바는 21억9,980만 달러에 그쳐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더욱이 세계 2위 낸드 플래시 제조업체인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의 대규모 손실로 자본잠식 위기에 빠지자 알짜인 반도체 사업마저 시장에 내놓은 상태인 데다, 삼성전자는 이미 작년 말 64단 V-낸드의 양산을 시작했지만 도시바는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등 기술 격차도 존재한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OLED의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4월에는 갤럴시S8 출시가 예정돼 있어 IM(IT·모바일) 부문의 실적회복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또한 전장(電裝)사업 전문 업체인 미국의 하만 인수를 통해 미래의 최첨단 전장기능을 선도하기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은 삼성이 보유한 혁신 기술들을 하만의 전장 제품에 접목하고, 구매, 물류,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만과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장 분야에서 쌓아온 하만의 높은 기술력 및 경험과 삼성의 5G, 디스플레이 기술 등이 융합될 경우 미래 주요 먹거리로 꼽히는 자율주행차 등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매출은 210조원~220조원(시장 컨센서스 219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40조원 내외(38조2000억원~ 41조6000억원)로 추정된다.

현재 주가도 200만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덕분에 시가총액 세계 순위가 작년 39위(1460억 달러)에서, 올해 16위(2410억 달러)로 뛰어 올랐다. 1년 사이 23계단을 뛰어 시가총액 증가율이 세계 6위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총 증가액이 세계적 인터넷 기업인 페이스북,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등을 제쳐 눈에 띈다.

각 증권사의 목표 주가가 210만~250만원(시장 컨센서스 23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시총 순위의 추가 상승도 기대된다.

시스템에 의한 효율적 운영 체계 강화

총수의 구속이 악재이기는 하나 시스템에 의한 효율적 운영 체계가 더욱 강화될 수 있으며, 이번 사태가 삼성의 체질을 개선시키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돼 당장은 콘트롤 타워 부재로 인한 혼란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삼성전자만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그룹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벗어 던지고 독자적인 운영체계를 확립할 토대를 구축할 수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정착 등은 이러한 기조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을 천명하고 기부금 일정금액 이상은 이사회 또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승인 후 집행하게 하는 조치 등도 뒤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고 앞으로 10억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은 이사회에서 의결토록 하고, 구체적 실행 방안도 마련하기로 확정했다.

결론적으로 올 한 해 삼성전자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완연한 경기회복 추세 진입에 따른 혜택을 충분히 누릴 것으로 예상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주가는 올 한 해 추세적인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1월 25일부터 시작된 자사주 매입은 안정적인 상승에 도움을 줄 것이다. 삼성전자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4월 24일까지 자사주(보통주 102만주)를 매입해 소각키로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동안 5차례 자사주를 매입·소각한 삼성전자의 매 회차별 주가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5번 중 4번은 주가가 상승했다. 이 점을 보면 올해도 주가의 오름세를 기대해볼만 하다.

이처럼 주가 상승에 가속도가 붙는다면, 주가 300만원 시대 진입도 가능해 보인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시총 세계 7위 수준이다. 한국 최고를 넘어, 세계 톱10 안에 진입하는 순간이 하루빨리 오기를 고대해 본다.

※ 어 만 기자는 LG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면서 기업 분석과 투자 등에 관한 실무와 이론을 익힌 시장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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