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시대를 헤쳐 나가는 ‘독서의 힘’으로 가을을 빛내길!/김홍국 편집위원

김홍국 편집위원/경기대 겸임교수 국제정치학 박사l승인2019.10.02l수정2019.10.0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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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경기대 겸임교수 국제정치학 박사]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 김홍국 편집위원

어려움과 시련도 많은 시대에 이를 헤쳐 나갈 지혜와 해법을 책을 통해 얻어보면 어떨까?

인류의 경험과 지혜를 담은 수많은 책을 벗삼아 시대의 격랑을 헤쳐 나가는 의연함과 당당함이 필요한 시대다.

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통찰력도, 리더십도, 협상력도, 조정력도 간접경험인 독서를 통해 더욱 풍요롭게 키워나갈 수 있다.

가을은 하늘 높고 말이 살찌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벙인다.’, ‘가을에는 죽은 송장도 꿈지럭거린다.’는 옛 속담처럼 더운 여름날을 보내고 역동적이고 분주하며 바쁜 계절이다.

풍요로운 계절이고, 온갖 과일과 곡식이 익어가는 추수의 계절이기도 하다. ‘가을 식은 밥이 봄 양식이다.’라고 하여 봄과 대비되는 행복하고 즐거운 계절이다. 더불어 낙엽이 떨어지고 인생을 정리하며, 추위와 스산함이 가득한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책 없는 방은 영혼 없는 육체와 같다” ‘독서의 힘’

이 가을에 그래서 우리에게 희망과 꿈을 건네는 독서의 힘은 그래서 강력하다.

영국의 작가이자 시인인 골드 스미스는 “양서는 처음 읽을 때는 새 친구를 얻은 것 같고, 전에 정독한 책을 다시 읽을 때는 옛 친구를 만나는 것 같다”고 말했고, 로마의 웅변가 키케로는 “책 없는 방은 영혼 없는 육체와 같다”고 독서의 힘을 강조했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내가 세계를 알게 된 것은 책에 의해서였다.”고 책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은 “당신은 독서보다 더 위대한 것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독서의 힘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World Book and Copyright Day) 조직위원회는 2018년 홍보 문구를 “나이가 들었든 젊든, 가난하든 부유하든, 몸이 아프든 건강하든, 전 세계인 누구나 독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를, 인류 문명을 위해 위대한 공을 세운 문학가, 문화인, 사상가, 과학자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할 수 있기를, 모든 지적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기를 바라며.”로 정했다. 그만큼 책과 지혜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시민들이 독서를 즐기고 있다./뉴시스

실제 사상가 존 밀턴은 “책은 생명이 없는 존재가 아니다. 책은 생명의 잠재력을 품고 있으며, 작가와 함께 활동한다. 그뿐만 아니라 책은 작가의 살아 숨 쉬는 지혜의 정수만을 담고 있는 물병과도 같다.”고 말했고, 작가 아나톨 프랑스는 “책 읽기는 영혼의 그랜드투어와 같다. 언제 어디서나 유명한 산과 강,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숲, 명승지 그리고 아름다운 꽃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파했다. 책을 통해 얻은 경험과 지혜, 통찰력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인 셈이다.

급감하는 독서인구, 외면당하는 책들 ‘퇴행의 시대’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2018년 ‘책의 해’를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7년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한해 동안 일반도서(교과서ㆍ학습참고서ㆍ수험서ㆍ잡지ㆍ만화를 제외한 종이책)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인 독서율은 성인 59.9%, 학생 91.7%인 것으로 나타났다.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서호공원 메타쉐콰이어 그늘아래서 한 시민이 독서를 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2015년에 비해 성인은 5.4%, 학생은 3.2%가 감소한 수치다. 요즘 학생들은 책뿐 아니라 신문이나 잡지 등 전통적으로 사회적 지혜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매체를 외면한다. 지하철을 타면 온 승객들이 모두 스마트폰에 빠져서 게임을 하거나 만화나 애니메이션, 뉴스 검색이나 유튜브 시청에 빠져있다. 책이나 신문을 든 승객을 만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그만큼 책은 이 시대에 외면당하고 소외당하는 녹슨 창고와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

하루 10분이라도 독서에 투자하면 어떨까? 하루 24시간 중 10분을 독서에 사용할 경우 1년에 10,950분 동안 책을 읽게 되며, 이는 182.5시간의 독서에 해당한다. 1년이면 약 7.6일을 책을 읽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평균수명을 80세로 가정했을 때 책을 읽는 날은 총 608일에 달하게 된다. 평생 2년 가까운 시간을 책을 읽는 투자에 사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루 1시간이면 어떨까? 그렇다면 1년이면 45.6일을 읽게되고, 평생 1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책을 읽는 생산적인 투자를 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독서는 단순하게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거나 지식의 보물창고에서 보물을 캐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독서를 통해 지식으로 쌓이면서 장벽 뒤에 숨어있던 통찰력과 예측력을 포함한 비판적 사고와 분석 및 전망능력을 기르게 된다.

비판적 사고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의 근거를 찾아내고, 다른 면이나 공간과 지각능력을 통해 새로운 생각과 창의력을 길러내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반성하며 미래지향적 사고를 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읽는 행위를 통해 단순히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생각하고 추론하며 사물의 현상 너머의 가치와 철학을 돌아보고 현상을 비교 평가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이르게 된다. 즉 읽는다는 행위는 이전 경험을 토대로 비교 분석하며, 새로운 것을 창출하고 창조해내는 인간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현승 시인의 절대고독, 그럼에도 더욱 빛나는 것들

김현승 시인은 이런 읽는 행위를 통해 인간의 삶을 성찰하고 고뇌한다. 나날이 혼탁해가는 정치현실에 대해서도 관심이 깊었던 김현승 시인은 ‘옹호자의 노래’에서 “모든 우리의 무형(無形)한 것들이 허물어지는 날/ 모든 그윽한 꽃향기들이 해체(解體)되는 날/ 모든 신앙(信仰)들이 입증(立證)의 칼날 위에 서는 날,/ 나는 옹호자(擁護者)들을 노래하련다!”고 우리의 내면과 정신의 평정을 깨트리는 어지러운 현실적 조건들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곤 했다.

▲ 다형 김현승 시인/뉴시스

그는 시 ‘견고한 고독’에서 어지러운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홀로 맞서는 ‘시대를 거부하는 강력한 내면의 의지’로 ‘하나의 정신 자세’를 제시했다.

견고한 고독 / 김현승

껍질을 더 벗길 수도 없이

단단하게 마른

흰 얼굴.

그늘에 빚지지 않고

어느 햇볕에도 기대지 않는

단 하나의 손발.

모든 신들의 거대한 정의 앞엔

이 가느다란 창끝으로 거슬리고,

생각하던 사람들 굶주려 돌아오면

이 마른 떡을 하룻밤 떼어 주며

결정(結晶)된 빛의 눈물,

그 이슬과 사랑에도 녹슬지 않는

견고한 칼날 - 발 딛지 않는

피와 살.

뜨거운 햇빛 오랜 시간의 회유에도

더 희지 않는

마를대로 마른 목관악기의 가을

그 높은 언덕에 떨어지는,

굳은 열매

쌉쓸한 자양(滋養)에 스며 드는

네 생명의 마지막 남은 맛!

독서의 길 통해 지혜와 통찰의 가을을 만들자

이 가을, 10월의 첫날에 오세영 시인의 시 ‘시월’을 읽으며 독서의 길을 찾아가면 어떨까? 독서의 대장정에 나서다보면 어느새 경륜과 지혜, 통찰과 혜안의 숲에 도달해있을 것이다. 독서의 계절, 가을이 한없이 아름답다.

시월 / 오세영

무언가 잃어 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 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 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김홍국 편집위원은 문화일보 경제부 정치부 기자, 교통방송(TBS)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경기대 겸임교수로 YTN 등에서 전문 패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MBA(기업경영)를 취득했고, 리더십과 협상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김홍국 편집위원/경기대 겸임교수 국제정치학 박사  archomme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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