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석유화학 주도 11.2% 증가 403억달러 기록…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분석도

[이코노뉴스=이혜경 기자] 한국의 1월 수출 증가율이 4년 만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일 평균 수출 증가율 또한 65개월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 지난 1월 우리나라 수출이 반도체와 석유화학의 수출호조에 힘입어 4년여만에 두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밝혔다. 사진은 하이닉스반도체가 개발한 30나노급 2Gb(기가비트) 차세대 DDR4 D램. (사진=하이닉스반도체 제공)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어난 403억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다. 같은 달 수입은 371억달러로 1년전보다 18.6%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1월 -20%에 육박했던 최악의 수출부진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증가폭은 수출개선보다 기저효과 측면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2013년 1월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3개월 연속 증가세도 2014년 4월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이는 지난해 최악의 수출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반도체 수요 급증,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단가 상승 등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사상 최대인 64억달러, 석유화학 수출은 2014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35억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50개월만에 3개월 연속 늘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 동아시아국가연합(ASEAN),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독립국가연합(CIS), 인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고, 중동 수출은 증가로 전환됐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은 13.5%로 41개월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일평균 수출이 65개월만에 최대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일별 수출도 많이 늘었고 질적으로도 개선됐다"며 "지난해 11월부터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며 어느정도 플러스 기조로 돌아서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에 육박했던 지난해 1월 수출실적을 감안하면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더욱이 세계 교역량 감소, 저유가, 중국 경기둔화,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악화 등 수출 부진의 원인은 지속되고 있는데다, 미국 신정부 출범이후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은 더 커진 상태다.

미국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미 간 통상마찰 등 대내외 위험요인은 커지고 있다.

주 장관은 한미FTA 재협상 여부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주장관은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이며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멕시코 정부와 동향을 수시로 공유하기로 했다"며 "진행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기업과도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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