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초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1%대로 내렸다. 이는 급증세인 가계부채 등 부담은 크지만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낳을 정도로 미약한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려는 결정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2.00%에서 1.75%로 0.25%포인트 내려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작년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한 데 이어 다시 5개월 만에 0.25%포인트 더 내렸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나라들이 늘면서 이른바 '통화전쟁'이 전세계로 확산된 점도 이번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꼽힌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를 부양하던 수출이 석유제품 등의 단가하락 등에 의해 감소하고 민간소비, 설비투자 등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으며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뚜렷이 회복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나 연초에 전망한 성장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갭의 마이너스 상태 지속기간도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세계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나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에서는 회복세가 지속되고 유로지역에서도 완만하게 나마 개선 움직임이 나타났으나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성장세는 둔화됐다.

금융시장에선 주가가 외국인 주식 순매수 등으로 상승했으나 최근 주요국 주가하락 등에 영향받아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미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에 따른 동조현상 등으로 상승했으며 원·엔 환율은 일정 범위 내에서 등락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2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가격의 하락폭이 확대되고 석유류 제외 공업제품가격의 오름세가 둔화되면서 전월의 0.8%에서 0.5%로 낮아졌다.

농산물,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전월의 2.4%에서 2.3%로 소폭 하락했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저유가의 영향 등으로 당초 전망보다 낮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주택매매가격의 오름세는 소폭 확대되었으며 전세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통위는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안정기조가 유지되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부작용도 예상된다.

당장 작년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금융 규제 완화 이후 지속돼온 가계부채의 급증세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층 더 가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은 전월비 3조7000억원 증가한 566조원을 기록했다. 2008년 편제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이자, 잔액기준으로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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