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990년대 이후 최대 78만가구 입주예정…미분양, 집값 하락, 깡통전세 등 속출 가능성

[이코노뉴스=권일구 기자] 내년 하반기부터 2018년2월까지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주택시장에 미분양, 역전세난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2018년 아파트 78만여 가구의 입주가 시작된다. 단기(2년) 물량으론 1기 신도시가 조성된 1990년대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내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8개월간 입주물량이 대거 공급될 예정이어서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및 집값·전셋값 하락, 깡통전세와 역전세난 심화 등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 기간 월평균 입주물량은 3만8899가구다. 이는 올해 월평균 2만4311가구에 비해 1.6배 많은 수준이다. 특히 내년 12월은 4만9662가구가 쏟아져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래 월간 기준으론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부터 2년간 월간 4만 가구 이상 입주하는 시기는 5번으로 이 또한 역대급으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중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로 12만5735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인천(2만904가구)과 서울(1만2723가구)도 1만 가구 이상이 예정돼 있어 수도권에서만 총 15만9362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다.

지방의 경우 경남(2만8212가구), 경북(2만141가구), 부산(1만7918가구), 충남(1만7799가구), 대구(1만2495가구) 등이 예정돼 있다.

입주물량이 단기간에 급증하면 미분양, 역전세난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02년~2008년에도 밀어내기 분양이 급증하면서 연 평균 33만여 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졌는데 이 때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이 2~3배 정도 늘었고 할인분양과 이에 대한 반발에 따른 기존 계약자 입주 거부 사태, 청약 경쟁 미달 등의 부작용이 속출했다.2008년 하반기에는 서울 강남에서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1만 가구 넘게 입주를 진행했던 송파구 잠실에선 역전세난이 발생하며 전세가격이 1년 동안 18.29%나 하락하기도 했다.

전세가격 급락은 매매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미 전세값이 크게 올라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약세로 돌아서면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본격적으로 급매물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전국 전세가격은 평균 17.5% 상승했는데 과거에도 입주물량이 늘기 2~3년 전인 2006~2007년 전국 전세가격이 13.3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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