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大學)

경1장(經1章)

7 修身爲本(수신위본)

其本亂而末治者否矣 其所厚者薄

기본난이말치자부의 기소후자박

而其所薄者厚 未之有也

이기소박자후 미지유야

해석하면 이렇다고 합니다.

그 근본이 어지러운데 말단이 다스려지는 경우는 없다.

정성스레 대해야 할 것을 야박하게 하고 야박하게 할 것을 정성스레 대함은 있지 아니한 것이다.

근본과 말단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카테고리의 문제가 나오지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라는 속담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9월 28일부로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 법')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 법률은 국민권익위에서 무려 208페이지에 달하는 해설집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적용 범위와 다양한 경우의 수가 발생하는 모호함으로 인해서 우스갯소리 비슷한 다양한 별명도 떠돌아 다니는 모양입니다.

주희 선생과 다산 정약용 선생은 근본은 자기 자신으로 보아서 일치했지만 그 근본이 미치는 영역을 가족으로 볼 것이냐, 백성으로 볼 것이냐라는 면에서는 관점의 차이를 보였다고 하지요.

그러니까 자신이 흐트러진 채로는 가족이나 백성에게 제대로 사랑을 나누는 다스림을 펼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를 '도는 원리' O(영)사상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근본은 마음(O)으로 봅니다. 말단은 '말(言)'과 '씀(行)'이 됩니다. 우리가 인간 관계에서 중요한 것이 신뢰인데 어떤 사람을 믿고, 어떤 이를 믿지 말아야 할지 판단하는 기준은 말과 씀이 일치하는지를 봅니다.

왜냐하면 속마음이 겉으로 드러나는 양태는 말과 씀이 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지행일치(知行一致) 혹은 언행일치(言行一致)를 중요한 덕목으로 보았습니다.

금융시장에서도 금융당국이 시장에 예측가능한 신뢰할만한 신호를 일관되게 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아주 애매모호한 화법으로 시장에 구두 개입하기도 합니다. 그 효과가 크려면 정책 의지나 정책 방향이 투명해야겠지요.

따라서 '도는 원리' O(영)사상으로 해석해 보면 이리 됩니다.

그 마음이 흐트러진 자가 언행이 바르게 다스려질 수는 없다. 베푸는 마음을 내야할 때에 인색하게 굴고 마음을 비워야 할 때 집착한다면 어찌 세상에 존재할 수 있겠는가.

내일이면 추석입니다. 가난한 차례상이라도, 몇 안되는 가족들이 모여도 서로 아끼고,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함께 한다면 더 할 수 없이 풍성한 명절이 되겠지요. 꼭 그리 되시기를 축원드립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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