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이혜경 기자] 기아자동차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및 수출 주요 거점으로 급부상한 멕시코에 현지 생산공장을 구축, 신시장 개척과 미주지역 공략에 본격 돌입했다고 8일 밝혔다.

기아차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州) 페스케리아시(市)에 건설된 멕시코공장의 준공식 행사를 가졌다. 멕시코 공장은 중국, 유럽, 미국에 이어 기아차의 네 번째 해외공장이다.

▲ 정몽구 회장(왼쪽 세 번째)이 7일(현지시간) 기아자동차 멕시코공장 준공식에서 일데폰소 구아하르도 비야레알 연방경제부 장관(왼쪽 두 번째) 등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공장 준공식에는 지난 5일 미국 방문길에 오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멕시코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준공식에는 일데폰소 구아하르도 비야레알 멕시코 연방 경제부장관, 하이메 로드리게스 칼데론 누에보레온주 주지사, 미구엘 앙헬 로사노 뭉기아 페스케리아시 시장 등 멕시코 정관계 인사들과 전비호 주멕시코 한국대사 및 협력사 임직원, 멕시코 딜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멕시코공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자동차산업에서 전략 거점으로 급부상 중인 멕시코를 비롯해 북미 및 중남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정 회장은 준공식 기념사에서 "멕시코 공장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세계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해 멕시코시장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수출할 계획"이라며 "멕시코공장은 현대·기아차가 지금까지 쌓아온 높은 수준의 품질 경험을 통해 자동차 생산에 있어서 세계적인 명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아차 멕시코공장은 2014년 8월 투자계약이 체결돼 같은 해 10월 연간 40만대 생산 규모로 착공이 이뤄졌으며 올해 5월부터 준중형차 K3(현지명 포르테) 생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공장을 가동했다.

멕시코 현지공장은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신흥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시장인 멕시코를 개척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아차는 그동안 20%에 달하는 고관세 무역장벽에 가로막혀 멕시코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멕시코시장은 지난해 기준 135만대로 중남미 2위에 달하며 2020년에는 내수 175만대 판매가 예상돼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 글로벌시장에서 경쟁국인 일본, 미국, 유럽 업체들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와 일본, 유럽이 각각 멕시코와 체결한 FTA를 활용해 수출하고 있으며 일본 업체들은 멕시코시장의 43%, 미국과 유럽 업체들은 각각 33%, 20%(이상 지난해 기준)를 점유하고 있다.

이번 멕시코공장 준공에 따라 기아차는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 및 현지 생산량의 최대 10%를 차지하는 국내수출 물량도 무관세 혜택을 받게 돼 멕시코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3월부터 멕시코로 선적하기 시작해 올해 7월까지 3만대 이상을 수출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 현지 판매를 시작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현지에서 551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3.7배로 성장했으며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으로는 2만9006대를 판매해 점유율 3.4%, 업체별 순위 9위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올해 멕시코시장에서 5만5000대를 판매해 3.5%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기아차는 멕시코공장을 북미 및 중남미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시장 접근성이 높은 이곳의 입지를 살려 생산량의 20%는 멕시코 현지에서 판매하고 나머지 80%는 미주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 수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현지에서 생산·판매 중인 K3 외에 현지화된 프라이드 후속 모델(현지명 리오) 등을 추가 양산하는 등 현지 맞춤형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40만대 규모의 멕시코공장이 완공됨에 따라 국내 160만대와 기존 미국 34만대, 유럽 33만대, 중국 89만대 등을 포함해 해외 196만대 등 총 356만대의 글로벌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를 통해 기존 49% 수준이던 해외생산 비중을 55%로 끌어올려 글로벌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멕시코공장이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들면 생산량 증가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한 부품의 수출도 증가한다"며 "멕시코공장은 국내 자동차산업 및 연관산업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국내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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