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 칼럼=이종수 기자] 갤럭시노트7에 대한 전량 리콜 결정 이후 삼성전자와 배터리 공급 업체인 삼성SDI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신속하게 리콜 결정을 내리면서 악재를 딛고 오름세를 보인 반면 삼성SDI는 공급 중단에 직면하면서 하락 마감했다.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갤럭시 노트7의 품질 분석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는 전날(1만8500원)보다 3000원(2.76%) 내린 10만5500원에 마감했다. 삼성SDI는 배터리 폭발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달 26일부터 7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리콜 악재를 딛고 소폭 상승 마감한 것은 고무적이다. 삼성전자는 리콜 결정을 내린 전 거래일(2일·159만7000원)보다 9000원(0.56%) 오른 160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앞서 삼성전자는 2일 갤럭시노트7 폭발 사고의 원인이 배터리 결함에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250만대 전량을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무너진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결함에 따른 리콜로 1조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되면서 폭발 원인을 제공한 삼성SDI의 배터리 장착 중단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삼성전자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인 것은 지난달 19일 갤럭시노트7을 출시한 지 한 달도 안 돼 폭발 사고에 대한 조사와 리콜 방침을 밝히면서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10개국에 판매된 갤럭시노트7 250만대를 전량 신제품으로 교체 내지 환불하겠다는 초강수를 내려 관심을 모았다. 글로벌 최고 기업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 표현이라는 우호적 평가도 나왔다.

이번 리콜로 삼성전자는 큰 비용 부담을 안고 제품과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됐지만 신속하게 리콜을 결단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제품의 완벽성과 안전을 우선시한다는 믿음을 줬다는 분석이다. 국내 일부 소비자 단체도 이를 '이례적이며 혁신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제품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일시적으로 소비자가 등을 돌릴 수 있겠지만, 리콜을 단행한 삼성전자의 진정성이 받아들여진다면 장기적으로는 제품의 신뢰성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리콜 사태를 총평하기는 아직 이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대량 리콜 사태로 아직도 위기관리의 시험대에 서 있다.

미국의 애플이나 중국의 화웨이 등 경쟁 업체들은 삼성전자의 악재를 시장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제품의 품질 향상과 글로벌 마케팅 강화에 총력을 쏟을 게 분명하다.

특히 애플이 오는 7일 신제품인 아이폰7의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갤럭시노트7의 조기 출시로 시장 선점을 노린 삼성전자는 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번 사태를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혁신의 기회로 삼는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갤럭시노트7의 리콜을 부른 것은 '배터리 제조 공정상의 미세한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부품이나 공정의 사소한 불량이 엄청난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만큼 매사 완벽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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