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한필이 칼럼니스트]

대학(大學)

경1장(經1章)

2 지선(至善)

知止而后有定 定而后能靜

지지이후유정 정이후능정

靜而后能安 安而后能慮

정이후능안 안이후능려

慮而后能得

려이후능득

해석하면 이렇다고 합니다.

그침을 알고난 뒤에야 정함이 있다. 정하여진 뒤에야 고요할 수 있다. 고요해진 뒤에야 편안해질 수 있다. 편안해진 뒤에야 생각할 수 있다. 생각한 뒤에야 성취할 수 있다.

처음 접하면 무슨 암호문 같습니다. 이런 추상적인 내용은 밑으로 확 끌어내려서 인절미 떡고물 굴리듯이 흙을 좀 묻혀놔야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편의상 문과 수학 하듯이 '생각' 과 '행동'을 각각 대입해 보겠습니다.

[생각은]

그치는 법을 알고 난 후에야 여러 갈래로 우당탕탕 물결치는 여러 잡생각을 한 물결 생각으로 몰 수 있다.

한 생각으로 정해진 뒤에야 시냇물 흐르듯이 고요해지려 애쓸 수 있다. 애쓰지 않아도 고요해진 뒤에는 항상적으로 편안한 상태에 들 수 있다.

이런 편안한 상태가 유지될 때 비로소 생각다운 생각에 집중할 수 있다. 집중된 한 생각이 몰입상태로 유지된 후 결국은 한 깨우침을 얻을 수 있다.

자연스레 불가(佛家)의 화두선(話頭禪) 혹은 참선이 생각납니다. "이 뭣꼬?", "무(無)!" 같은 화두(話頭)는 일종의 인공강우(人工降雨)때 사용하는 '구름씨(Cloud Seed)'같은 것입니다.

구름 입자 속에 빗방울을 만드는 응결핵이 적어 구름 속 수분이 빗방울로 자라지 못할 때,

요오드화은(AgI)같은 인공비 씨앗(구름씨)을 던져줍니다.

그러면 구름속 수분이 폭발적으로 이 구름씨에 달라붙어 빗방울이 되고 이 물방울이 지상으로 떨어진다고 하지요.

화두의 역할도 이와 같아서 온갖 잡생각이 구름처럼 끼어서 밝은 지혜를 볼 수 없을 때 '생각 씨앗'를 하나 던져 넣는 것입니다.

그러면 잡생각들이 여기로 쫙 몰리지요. 이후에 자연스레 밝은 지혜가 태양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듯이 나타나는 원리입니다.

이것을 '도는 원리' O사상적으로 보자면 문과수학에서 '행동'을 대입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행동은]

처자식 위해서 돈 벌러 뛰어 다니다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그만!"하고 설 생각을 해야 한다. 마음의 회전력(O)이 가르치는 부드러운 흐름을 따라 방향, 위치에 맞춰 자리를 잡고 앉아라.

커피숍도 좋고, 회사 근처 공원 벤치도 좋다. 그것이 정(定)이다. 좌정(坐定).

좌정한 이후에 '몸조정(調整)'은 '비우기'부터 한다. '비우기'를 하면 편안한 상태에 접어들게 된다.

비워서 몸조정이 끝나면 '기(氣)조정(調整)'을 한다. '기조정'을 하면 '현실의 나'는 절대('참나')와 링크가 준비된다.

'기조정'을 한 후 'O조정(調整)'을 하면 절대와 링크되어서 정보 교류가 가능하다. 그 정보를 통해서 각성이 축적된다. 이것이 비우면 차오른다는 것이다.

베트남 출신 틱낫한(Thich Nhat Hanh·釋一行)이라는 스님은 이것을 마인드풀니스(Mindfullness)라 명명했습니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마음참', '비움참' 혹은 '참마음', '참비움'이 됩니다.

따라서 <대학>의 지선(至善) 장(章)은

공부 목표에 이어서 공부하는 방법론을 이야기한 겁니다.

샬롬!

행복한 주말 보내십시오.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