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임금협상 조인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이정묵 노조위원장, SK에너지 조경목 사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임금협상 상견례 자리서 잠정합의안 도출”,

해외 선진 노사문화를 소개할 때 언급될 법한 표현들이 SK이노베이션에서는 당연한 일로 나타나고 있다. 2년 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에 임금인상률을 연동하는 임금협상 원칙에 노사가 합의한 이후 일어난 변화다.

SK이노베이션은 5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이정묵 노동조합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SK빌딩에서 ‘1.5%인상에 합의하는 2019년 임금협상’ 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임금협상 조인식은 조합원 설명회 및 찬반투표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지난 달 18일 2019년 임금협상 상견례 후 15일 만에 진행됐지만, 실제 임금협상안에 대해 노사가 잠정적으로 합의한 것은 상견례를 한 자리에서 30분만에 이뤄졌다.

그 자리에서 노사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인 1.5%에 연동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는 해를 넘겨 타결되거나 자체 합의에 실패해 노동위원회 등의 중재까지 받았던 과거 노사관계와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노조는 이 잠정합의안을 갖고 지난달 27일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며 투표 참여 조합원의 87.60%가 압도적으로 찬성하면서 올해 임금협상이 완전히 타결됐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은 임금협상 조인식에서 "임금협상 상견례 자리에서 곧바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낸 것은 국내외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면서 "2019년 임금인상률이 87.6% 라는 구성원 동의를 얻은 것은 노사 모두에게 상호 존중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지난 2년간 구성원 행복과 회사 발전이 같은 것이라는 공통된 인식 하에 힘을 모아 달려왔다"면서 "이러한 노사 문화는 SK이노베이션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최고 기업이자, 사회로부터 존경 받는 기업이 되는 데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상견례를 시작한지 30분 만에 임금인상률 합의안을 도출해낸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이정묵 노동조합위원장은 "2017년에 소비자물가에 연동해 임금인상률을 결정하는 제도를 처음 시작할 때는 걱정이 됐으나, 지난 3년 간의 결과를 보면 이게 올바른 방향이었다"면서 "SK이노베이션 노사는 갈등과 대립 없이 한 마음으로, 임금인상률을 안정시켜 모두가 행복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의 ▲ 신속한 임금인상률 잠정합의 ▲ 높은 찬성률로 찬반투표 통과 등이 가능하게 된 것은 2017년 9월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임금인상률을 국가가 발표하는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키로 한 노사합의를 양측이 신뢰에 기반해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18년에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와 동일한 1.9%로 임금인상률을 결정한 바 있다.

2017년 SK이노베이션 노사는 물가상승에 연동하는 새로운 임금인상률 결정 체계를 만들었고 당시 조합원 73.57%의 찬성으로 타결한 바 있다.

올해 임금인상 찬성률은 2017년 임단협 찬성률보다 약 14%포인트 높은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30분만의 잠정합의에 대해 “‘투쟁, 단결’로 상징되는 기존의 소모적인 노사 프레임에서 벗어나 대기업 노사가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모범을 원하는 사회적인 요구를 반영해 대한민국 노사문화에 미래지향적인 ‘신 노사문화’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 행복나눔기금 전달식에 참석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문성현 위원장은 “어느 누구도 하지 못했던 위대한 일을 SK이노베이션 노사가 해냈다”고 말했다.

올해 SK울산CLX를 찾은 송철호 울산시장은 “싸워서 쟁취하는 세상이 아닌 서로 이해하고 대화하고 신뢰하는 가운데 합의를 이뤄 윈-윈하는 세상을 만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잠정합의안에 대한 높은 찬성률, 기본급 1%를 기부하는 1%행복나눔기금, 참여구성원 증가 등의 현상을 평가해 보면 갈등구조를 벗어나 구성원의 행복과 나아가 사회에 행복을 확산시키면서 구성원들의 자긍심이 높아졌다”면서 “건전한 노사관계가 만들어 내는 경제적/사회적 가치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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