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뱅(케이뱅크)과 카뱅(카카오뱅크)은 있지만 빅뱅은 없다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l승인2019.02.23l수정2019.02.2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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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 2017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신선한 선풍을 일으킨 케이뱅크(케뱅)와 카카오뱅크(카뱅)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 만들어진 인터넷전문은행이라 한다.

▲ 박병호 본부장

고객과는 비대면 영업을 원칙으로 해야 하므로 전자금융거래의 방법으로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 대출은 개인과 중소기업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기존 은행들과 비교하면 극히 제한적인 서비스만 인·허가받은 은행이다.

◇ 한국은 다른 선진국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늦게 도입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되기 전에도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편리성으로 인해 인터넷뱅킹 이용자는 2000년대부터 급증했다.

그 후,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로 모바일뱅킹이 주도하는 환경이 됐다. 이에 따라 기존 은행들은 예외 없이 모두 인터넷과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하고 인터넷/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던 1997년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는 많은 은행을 문 닫게 만들었고 그 결과 은행 수는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후에도 정부는 증권사나 보험사는 늘렸어도 은행에 대해서는 지극히 신중한 정책으로 일관해 은행업 진출을 위한 문은 지난 20년간 꽁꽁 닫아 놓기만 하였다.

하지만 정보통신과 금융이 결합한 핀테크(Fin Tech) 기술의 발전과 중요성은 인터넷전문은행의 필요성을 느끼게 만들었고, 정체된 한국의 은행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하여 2015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게 은행업 라이센스를 주게 된다.

아래 표를 보면 선진국에 비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상당히 늦게 도입되었음을 알 수 있다.

◇ 800만 회원 확보 불구 자본 확충이 느려지면서 성장 속도 둔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인터넷전문은행은 케뱅과 카뱅이다. 그렇지만 그들도 사실은 비대면 채널 중심의 은행시장에서는 한참 늦게 진입한 후발주자에 불과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생기기 전부터 벌써 비대면 거래가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상황에 맞추어 기존 20개 은행들은 상당한 수준의 인터넷/모바일 기반의 비대면 채널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에서도 케뱅과 카뱅은 뛰어난 IT기술을 바탕으로 은행 서비스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렸다고 평가받고 있다. 케뱅과 카뱅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다면 쉽게 동의할 것이다.

타 은행 계좌만 있으면 스마트폰 사용 능력이 좀 떨어져도 10분 이내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도 필요 없다. 대출이나 이체, 송금 등의 서비스도 상대적으로 더 빠르고 편리하다.

케뱅과 카뱅은 이 같은 IT기술력과 사업 초기의 경쟁력 있는 금리 제시로 짧은 기간에 많은 고객을 확보했다.

국내에서 연간 한 번이라도 인터넷이나 모바일 뱅킹을 이용한 사람(일부 중복되는 경우를 포함)은 6,6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를 감안하면 전통적인 은행 서비스산업은 이미 포화상태에 놓여 있으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러한 시장에서 2개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지금까지 고객 800만 명을 확보했다는 사실은 놀랍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7일 서울 중구 서울시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간담회를 마친 후 카카오뱅크 부스에서 모바일로 전월세 보증금을 대출 받는 과정에 대해 설명 듣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하지만 자본 확충이 느려지면서 최근 성장 속도가 급격하게 정체되고 있고, 수익성 측면에서 아직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전문가들이 많아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된 고객층은 20∼30대의 젊은 층인데 이들의 금융거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비대면 영업만의 한계로 상담이 필요한 고객과 주택담보대출 확보에 있어서 취약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기는 급격하게 하락하는 중

정부는 금년에 결정할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자리에 대형 ICT 기업이 참여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알려진 바로는 네이버나 인터파크, 그리고 NHN엔터테인먼트 및 기타 대형 게임업체들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 한다.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곳은 주식거래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키움증권이나 일본계인 SBI홀딩스 정도이고, 기타 케뱅과 카뱅에 출자하지 않았던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의 금융회사가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기가 하락한 것은 적용받아야 할 규제는 엄격한데 비해 사업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기존 은행과 사업영역이 중첩되어 필연적으로 전면 경쟁을 해야 한다.

기존 은행들의 시장 수성을 위한 노력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상품 및 서비스가 기존 은행들의 비대면 채널의 상품 및 서비스와 비교하여 크게 혁신적이거나 차별적으로 부각되지 않는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위할 수 있는 것은 예금과 대출업무인데 이것은 이자율이 중요한 경쟁요소이다. 생산성과 효율성 증대보다도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가 수익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을 준수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여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18년 9월 인터넷은행특례법이 국회 문턱을 통과하면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제한) 규제가 완화되어 정보통신기술기업은 지분을 4%에서 34%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 지난해 7월 26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 1주년 간담회에서 직원들이 새롭게 출시된 한정판 체크카드 4종을 선보이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그렇지만 이것도 결국 자본이 충분히 확충된 기존 은행과 비교하면 유리할 것도 없이 그저 불리한 점이 일부 해소된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환경의 변화도 인터넷전문은행의 매력도를 떨어트리고 있다. 핀테크와 블록체인 등 기술의 발전으로 간편 결제나 모바일 페이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매개 없이도 정보통신기술과 금융을 연결하는 다양한 길이 열려 있다.

◇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완화는 특혜가 아니라 공정경쟁을 위한 것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과 동일하게 은행법의 적용을 받는다. 비즈니스 모델이 예대업무에 국한됨에도 불구하고 BIS비율 등 규제 측면에서는 펀드판매와 기업금융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존의 거대은행들과 동일하게 적용 받는다.

기존 은행이 영위하는 예대업무에서 상품 차별화가 없으면 은행들의 제살 깎아먹기 경쟁에 불과하고 그럴 경우 필연 후발주자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존 은행을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다변화와 계속적인 차별성을 추구하여야 한다. 이러한 인터넷전문은행의 노력에 정부는 수수료와 가격을 통제하는 관행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은산분리 규제가 일부 완화되었지만 신설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센스를 받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은 불가피하게 다른 금융회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

앞선 케뱅과 카뱅의 경우를 보면 다른 주주 회사들과의 이해상충 등의 문제로 자본 확충이 제때 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의사결정이 느릴 수밖에 없게 된다.

빠른 기술변화 환경에 적응하고 후발주자로서의 생존을 위한 전략 실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음이다.

정부는 금융소비자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정보통신기술 기업이 중심이 된 뉴 플레이어(new player)를 은행 산업에 투입해 경쟁시켜 보자는 취지로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했을 것이다.

▲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케이뱅크 광화문 사옥에서 정성목 방카/페이 팀장이 케이뱅크 페이로 상품 주문 시연을 하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정체된 한국 은행업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메기를 투입하는 것이라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존 은행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그것은 비즈니스를 위한 규제를 최대한 완화해 주는 것이다. 은행이 기업의 사금고화 될 가능성이라든지 대주주인 기업의 부실이 은행에 전이되는 문제 외의 규제를 말한다.

규제산업인 은행업에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완화는 정보통신기업에게 특혜를 주자는 것이 아니라 공정경쟁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 주자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국내 유망 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의 은행업 진출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제 겨우 싹을 틔운 기존의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꽃도 피워 보지 못하고 시들 수도 있다.

※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을 지내는 등 증권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다양한 직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입니다.

박 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은 투자자의 성공뿐만 아니라 나라의 경쟁력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달려 있다면서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온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  bhpark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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