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가입해야 이득될까 불신에 가입 꺼려...금소원 "혜택은 금융사에만 돌아갈 것'비판

은행 13곳, 증권사 19곳, 생명보험사 1곳 등 모두 33개 금융회사가 14일 일제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를 시작했다.

▲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 33곳에서 판매가 시작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진동KEB하나은행 영업1부를 찾은 고객이 ISA에 대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ISA 도입 첫 날인 이날 은행과 증권사 창구는 평소와 다름없었으며 가입자도 많지 않았다.

ISA는 한 계좌에서 예·적금과 펀드, 파생결합상품 등의 자산을 운용할 수 있고, 최대 250만원까지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마스터 통장 개념의 정책 상품이다.

아울러 가입이 이뤄지더라도 제대로 실제 자금이 돌지 않으면 의도한 결과를 얻어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관계자는 이날 ISA와 관련, "거래 체결보다도 실제 돈이 돌아야 한다는 것이 문제"라며 "시장에서의 자금 이동이 크게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첫 주에는 예약하고 준비했던 것들이 있어서 계약 실적은 그다지 나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ISA는 하나의 계좌에 예·적금과 펀드 등을 담아 운용하는 제도로, 최대 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한도를 초과한 수익에 대해서는 기존의 15.4%보다 낮은 9.9% 분리과세를 적용한다.

총급여 5000만원 또는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의 근로·사업 소득자나 농어민, 청년 등이 가입 대상이다.

ISA는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묶여 있는 돈을 시장에 풀기 위한 간접적인 시장 활성화 정책의 하나로도 평가된다.

금리를 내렸지만 시장에는 돈이 돌지 않고 경기 둔화와 시장 불확실성까지 확대되는 상황에서, ISA로 시장에 자금도 공급하는 동시에 국민 소득도 늘리겠다는 것이다.

한편 금융소비자원(금소원) 이날 ISA의 세제혜택이 소비자가 아닌 금융사에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금소원은 "ISA의 세제혜택은 소비자가 아니라 금융사가 받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부 부자를 제외한 대다수 국민들은 이 계좌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금소원에 따르면 ISA 가입자들은 이자소득세(15.4%)를 면제받지만 금융사에 수수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세제혜택은 금융사에 돌아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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