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유례없는 폭염으로 인해 젖소들도 더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원유(原乳) 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더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우유 수급에도 비상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국 낙농진흥회 소속 농가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239t으로 전월 대비 3.9% 감소했다. 앞서 지난달 일평균 원유생산량이 1289t으로 6월보다 4.2% 줄어든 데 이어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낙농업계의 젖소는 대부분 홀스타인 품종이다. 추운 지방에서 살던 북유럽 품종이어서 추위에는 강하지만 더위에는 약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여름에는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 탓에 집유량이 크게 줄어든다.

젖소의 젖을 짜기 적합한 온도는 5~24도로 27도가 넘어가면 산유량이 크게 줄어든다. 이 같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여름에 통상적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지만 올해 들어서는 유독 더위가 심한 탓에 산유량 감소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 때문에 폭염의 여파가 커진 이달 들어 하루 평균 집유량은 예년에 비해 더 적어졌다. 낙농진흥회와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원유 생산량을 합산한 이달 1∼15일의 하루 평균 집유량은 290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집유량인 3055t에 비해 4.9% 줄었다.

특히 지난 4일에는 집유량이 2815t으로 지난해 같은 날에 비해 8.4%나 적었다. 이날 서울우유의 집유량은 전년 동일보다 11.8%나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유업계에서는 앞으로 우유 공급량이 감소해 시장에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달 들어 원유가격 인상이 적용된 가운데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까지 감소하면 일반 소매시장에서 품귀현상이 빚어지거나 유통가격이 크게 오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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