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17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사진은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소속 석유시추선. /뉴시스 자료사진
국제유가는 17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사진은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소속 석유시추선. /뉴시스 자료사진

[이코노뉴스=조희제 기자] 국제유가는 17일(현지시간)  중동리스크 고조와 달러강세,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 등 호악재가 겹치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2월물 가격은 0.2%(16센트) 오른 배럴당 72.59달러에 마감됐다.

반면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은  0.4%(29센트) 내린 배럴당 78.03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이날 달러 강세와 중국의 지표 부진에도 소폭 올랐다.

유가는 지난 4거래일 중에서 3거래일간 올랐으나 최근에는 배럴당 70달러 내외의 좁은 폭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동을 둘러싼 긴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수요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영국 해상 보안업체 암브레이는 아덴만을 따라 동쪽으로 항해하던 마셜제도 선적의 벌크선이 동남쪽 66마일 해상에서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드론 공격은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소행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동안 후티는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과 관련된 선박들을 공격해왔다.

이는 공급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지만,원유 수요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앞서 발표한 중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2%로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0.1%포인트 밑돌았다. 다만 지난해 전체 성장률은 5.2%로 정부의 연간 목표치인 '5% 안팎'을 달성했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7.4% 늘어 시장의 예상치인 8.0% 증가를 밑돌았다.

최근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3월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들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유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이날은 미국의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달러지수는 이날 103.467 근방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달에만 달러지수는 2% 이상 올랐다.

스파르탄 캐피털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지난 3주간 거래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시장이 근본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이스라엘과 다른 중동 국가들과의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는다면, 공급망이 붕괴하고 유가는 급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애널리스트는 "일부 연준 당국자들의 발언으로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새로운 고점을 쓰고 있으며 이에 따라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 증가량 전망치를 기존의 하루 220만배럴로 유지했다. 내년 원유 수요는 하루 18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강달러 등에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가격은 1.2%(23.7달러) 내린 온스당 200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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