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5일(현지시간) 상승했다. 사진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석유저장시설. [지다(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
국제유가는 5일(현지시간) 상승했다. 사진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석유저장시설. [지다(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

[이코노뉴스=조희제 기자] 국제유가는 5일(현지시간)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영향으로 상승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2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2%(1.62달러) 오른 배럴당 73.81달러에 마감했다.  

WTI의 종가는 지난해 12월27일 이후 최고치였으며 이번 주에만 3% 이상 올랐다.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은 1.5%(1.17달러) 상승한 배럴당 78.76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에 결국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덴마크의 AP-몰러 머스크가 국제 교역의 주요 항로인 홍해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물류 우려가 다시 강화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머스크는 이날 홍해 운항을 중단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도는 항로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홍해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며 수집할 수 있는 모든 정보에 따르면 안보 위험이 상당히 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15일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이유로 홍해 항행을 중단했다가 2주 만에 재개했으나 재개 직후인 같은 달 31일 컨테이너선 '머스크 항저우호'가 공격받아 홍해 운항을 다시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빠르게 중동 리스크가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유가가 당분간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류업체 OEC그룹의 마이크 지암브론은 홍해 지역의 불안에 더해 파나마 운하의 가뭄으로 전 세계 해운 시장은 '퍼펙트 스톰(최악의 상황)'을 만났다고 우려했다.

홍해를 통한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무역의 12%를 차지하며 컨테이너선의 30%가량이 이를 통과한다. 문제는 다른 주요 무역로인 파나마 운하는 가뭄으로 인해 운행 선박 수가 제약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파나마 운하는 전 세계 해상 무역의 7%를 차지한다.

이와 함께 이날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에서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원유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감소된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노동부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21만 6000개 증가했다. 로이터가 사전에 설문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신규 고용 17만개보다 많았다.

미국에서는 2023년 한해 동안 270만 개의 일자리를 더해져 2022년 창출된 일자리 480만개보다 급격하게 줄었다.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촉발된 지역 긴장을 억제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중동을 순방하기 시작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강세와 미국 장기금리 상승 등 영향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가격은 20센트 내린 온스당 204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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