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소비 회복에 힘입어 크게 확대됐다. 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건설 및 설비투자의 감소와 민간소비 위축으로 0%대로 주저앉았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연율 4.1%였다. 미국은 경제성장률을 연율로 환산해 발표하기 때문에 이를 역산하면 2분기 성장률은 1%를 약간 웃도는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일리노이 주에 위치한 철강 공장 '그래닛 시티 워크스'를 방문해 노동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그래닛 시티=AP/뉴시스】

이에 반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0.7%로 미국보다 낮았다. 지난 1분기 성장률 1.0%보다도 둔화된 수준이다. 이를 연율로 계산하면 2.8% 수준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의 최근 경제상황은 정반대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미국은 그동안 기업 규제 개선과 감세정책 등으로 기업환경 개선에 주력했다. 그 결과 노동시장의 사정이 좋아졌고 고용여건이 개선됐다. 이에 근로자의 소득이 늘어 내수 상황 개선에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은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청와대를 비롯한 여당과 야당이 대립하고 소상공인과 근로자가 갈등을 빚고 있다. 고용여건이 나빠지고 있는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2분기 잠정치만 놓고 보면 올해 미국의 성장률이 한국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2차 오일쇼크 때인 1980년과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88년에 이어 세 번째로 한·미 간 성장률 역전현상이 발생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미국 경제성장률이 개선된 이유는 소비지출 증가 덕분이다. 2분기 소비지출은 4.0% 증가해 1분기(0.5%)보다 개선세가 커졌다. 반면 한국은 경기 성장세를 뒷받침하던 민간소비가 1분기보다 0.3% 늘어나는데 그쳐 2016년 4분기(0.3%) 이후 6분기 만에 최저치였다.

기업 설비투자도 극명한 차이가 엿보였다. 미국은 1분기 8.5% 급증한 뒤 2분기 3.9% 증가했다. 한국은 2분기 기계류와 운송장비 감소로 설비투자가 전분기보다 6.6% 급감했다. 설비투자는 지난 2016년 1분기(-7.1%) 이후 9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미간 성장률 격차 속에 국내 건설투자 위축은 특히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2분기 한국에서는 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줄어 건설투자가 1.3% 감소했다. 건설투자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두 번째다. 문재인정부 들어 건설투자는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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