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평균 소비성향이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20일 통계청이 내놓은 '3분기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3분기 평균소비성향은 71.5%로 지난해 4분기(71.5%)와 더불어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 뉴시스 자료사진

지난해 4분기 최저치를 기록한 평균소비성향은 1분기 72.3%를 나타내며 회복하는 듯 했으나 2분기 71.6%, 3분기 71.5%를 기록하며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기획재정부는 "고용 증가세 둔화, 메르스 여파 영향, 소비대기수요 발생 등 일시적 요인으로 가계소득·지출지표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소비 대기수요란 10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한 유통업체 대규모 합동 프로모션(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을 말한다. 10월에 대대적인 세일이 있을 예정이니 가계가 소비를 미루고 잠시 지갑을 닫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9월 말 통상적으로 소비가 활발해 지는 추석 명절이 있었고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연휴와 맞물려 9월 말부터 세일을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설명은 부족한 감이 있다.

더욱이 개소세 인하는 8월 말부터 이뤄졌다. 자동차, 대용량 가전제품, 고가 귀금속 등 품목에 대해 세금을 깎아주거나 부과하지 않기로 하면서 소비심리가 자연히 살아나게 하겠다는 의도였다.

이 같은 각종 소비진작책에도 눈에 띄는 소비 확대가 없는 근본적 원인은 '버는 돈'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세일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세금을 깎아준다 한들 쓸 돈이 있어야 소비를 할 수 있다.

가계의 월평균 소득은 441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명목으로는 0.7% 상승했지만 실질로는 0%로 변화가 없었다. 명목소득과 실질소득 증가율은 모두 전분기보다 하락했다. 실질증가율은 1분기 2.0% 2분기 2.3%로 늘어나다가 3분기 0%로 주저앉았다.

근로소득(0.1%)과 이전소득(11.5%)은 늘었지만 사업소득은 메르스로 위축된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자영업자 감소폭이 늘어나면서 1.6%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올해 2분기 3만7000명 감소했던 자영업자의 수는 메르스 이후 3분기 13만6000명이나 줄어들었다.

모든 분야에서 평균소비성향이 감소했지만 특히 최저저소득층인 1분위에서 가장 크게 감소(-7.8%)했다는 것도 돈이 없어 소비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가뜩이나 지갑 열기가 팍팍한 살림인데 노후 대비를 생각하면 소비는 더욱 얼어붙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은퇴에 대비한 저축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김보경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고령화 시대에 은퇴를 대비한 저축이 커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평균소비성향은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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