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흥정 교수, 미국 ASM 주최 국제학술대회에서 제프티 임상시험 결과 설명
조 화이트 박사,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해결의 해법 제시한 획기적 성과”

한림대 의대 우흥정 교수가 17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아메리칸 소사이어티 마이크로바이올로지(ASM) 2023 미생물 연차 총회'의 '이머징 사이언스' 세션에서 제프티의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코로나19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바이오 제공)
한림대 의대 우흥정 교수가 17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아메리칸 소사이어티 마이크로바이올로지(ASM) 2023 미생물 연차 총회'의 '이머징 사이언스' 세션에서 제프티의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코로나19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바이오 제공)

[이코노뉴스=이종수 기자]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범용 항바이러스제 제프티(CP-COV03)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바이오는 제프티의 코로나19 임상시험 결과를 17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감염 및 미생물 학술대회인 '아메리칸 소사이어티 마이크로바이올로지(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 2023 미생물 연차 총회'의 '이머징 사이언스' 세션에서 발표했다고 밝혔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한림대 의대 우흥정 교수는 이날 제프티의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코로나19 임상시험(임상2상과 임상3상을 결합한 300명 대상의 이중맹검·무작위배정 임상시험) 결과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세계 3대 감염 및 미생물 학회로 꼽히는 미국 미생물학회(ASM)의 이머징 사이언스 세션은 가장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연구결과만 엄선해 발표하는 중요한 세션이라고 현대바이오는 말했다.

제프티는 기존 항바이러스제와 달리 바이러스를 직접 타겟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의 자가포식(autophagy) 기능을 정상화시켜 세포가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혁신적인 약물 작용 메카니즘을 가진 약물이다.

이는 코로나19, MERS, SARS 등 코로나 계열의 모든 바이러스에 대해 뛰어난 효과를 보여주며, 코로나19 팬데믹을 해결할 후보약물로 평가받고 있다고 현대바이오는 말했다.

제프티의 임상 2상은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을 위해 임상 3상 규모로도 충분한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 결과, 1차 유효성 평가지표에서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하게 증상개선을 4일 단축했다.

특히 고위험군에서는 중상개선을 6일이나 단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현대바이오는 강조했다. 또한 투약 16시간만에 위약대조군 대비 14배 높은 바이럴로드 감소율을 보여, 뛰어난 항바이러스 효과를 입증했다고 현대바이오는 강조했다.

제프티의 주약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는 수십 년 동안 각종 세포실험 결과 호흡기 감염증을 일으키는 주요 바이러스(코로나19, 사스, 메르스, 인플루엔자, RSV 등) 감염증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니클로사마이드가 체내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유효약물농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감염된 세포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현재까지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현대바이오는 설명했다.

현대바이오는 인체에 무해한 무기물과 고분자를 이용한 약물전달기술을 기반으로 니클로사마이드가 체내에 제대로 흡수되고 장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서서히 방출되도록 해, 니클로사마이드의 항바이러스 유효농도가 5일 동안 유지되면서 혈액을 통해 감염된 세포에 전달되도록 함으로써 니클로사마이드의 난제를 극복했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주요 타겟은 폐이다. 폐에는 산소공급을 위해 수많은 혈관이 존재하는데, 제프티는 항바이러스 유효농도를 유지하면서 혈액을 통해 니클로사마이드를 폐에 전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동물에 대한 생체 내 약물 분포실험 결과, 제프티를 투여한 후 폐에 전달된 약물농도가 혈액중의 약물농도보다 2배에서 10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우 교수는 이날 제프티의 임상결과는 크게 3가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세포실험 결과 각종 바이러스 감염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니클로사마이드의 난제(낮은 흡수율과 짧은 반감기)를 극복해 사람의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를 가능하게 했다.

둘째, 세포실험이나 동물시험을 통해 니클로사마이드가 해당 호흡기 바이러스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사람에게도 그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밝혔다.

셋째, 현재까지 팬데믹을 초래한 바이러스는 호흡기 바이러스이면서 끝없는 변이를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이다.

RNA 바이러스의 속성상 개별 바이러스마다 해당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제프티는 하나의 약물로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제시했다고 현대바이오는 설명했다.

바이러스 감염증 중 절반 이상이 호흡기 감염증이고, 6개 계열의 바이러스(코로나19 등 코로나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등 오르토믹소 바이러스, 파라믹소 바이러스, 피코나 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호흡기 감염증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를 제외한 나머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에는 치료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필요한 약물도 발굴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15~19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감염 및 미생물 학술대회인 ‘아메리칸 소사이어티 마이크로바이올로지(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ASM) 2023 미생물 연차 총회홈페이지에 실린 제프티 임상시험 발표자료 주요내용.
15~19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감염 및 미생물 학술대회인 ‘아메리칸 소사이어티 마이크로바이올로지(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ASM) 2023 미생물 연차 총회홈페이지에 실린 제프티 임상시험 발표자료 주요내용.

니클로사마이드는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세포실험을 통한 연구결과 호흡기 감염증을 일으키는 6개 계열의 바이러스 감염증 뿐만 아니라 미국 NIH(국립보건원)와 빌게이츠 재단 등이 미래 팬데믹을 대비하여 약물을 발굴하고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한 8개 계열의 바이러스(코로나19, 사스, 메르스 등 코로나 바이러스, 오르토믹소 바이러스, 파라믹소 바이러스, 피코나 바이러스, 플라비 바이러스, 부니야 바이러스, 필로 바이러스, 알파 파이러스) 감염증에도 모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래 팬데믹을 대비하기 위해 5년 동안 882억 달러규모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미국의 NIH, 머크, 브리스톨마이어스 등에서 35년 동안 치료제 임상연구에 종사했던 감염병 전문가 조 화이트박사(C. Jo White, M.D)는 제프티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페니실린 항생제 등장으로 인류가 세균성 질환·공포로부터 해방되었듯이, ‘바이러스의 페니실린’ 제프티의 탄생은 미래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해결의 해법을 제시한 획기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4월 유한의학상 대상을 수상한 최준용 교수(연세대 의대 감염내과. 현 대한감염학회 학술이사)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신약개발에서 오랜만에 내놓은 혁신적인 성과"라면서 "산업적 측면뿐 아니라 인도적 차원에서도 정부 당국의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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