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25일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 김홍국 편집위원

동계올림픽은 막을 내렸지만 3월 9일부터 18일까지 동계패럴림픽이 역시 강원도의 평창, 강릉, 정선에서 열려 세계의 관심과 주목을 끌게 된다.

한국선수단은 이번 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라는 주제로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입장하며, 한반도가 세계평화의 진원지임을 알렸다. 남북 선수단은 이어 25일 ‘미래의 물결(Next Wave)’을 주제로 열린 폐회식에서 태극기와 인공기,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하며,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임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으로 전운마저 감돌던 최후의 분단국가 한반도에서 그동안의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리며 ‘평화 올림픽’이 성공적이고 성대하게 치러진 셈이다.

세계 언론은 평창올림픽에 대해 흠잡을 데 없는 성공적인 대회였다고 평가했다. 이를 입증하듯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올림픽은 과거에 대한 존경이자 미래에 대한 신념이다. 올림픽 기간에는 휴전해야 한다는 오래된 전통을 이번에도 지켰다. 특히 한국과 북한이 평화를 위해 함께 했다”며 “새로운 지평이 열린 대단한 대회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6개 종목 17개 메달, 종합 7위…스포츠 강국 위상 과시

우리 선수단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따내며 종합 7위를 기록했다. 당초 목표였던 종합 4위(8484계획,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 최종 순위 4위)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이번에 따낸 17개 메달은 2010년 밴쿠버 대회(14개)를 훌쩍 넘어서는 역대 최다이며 최고의 기록이다.

▲ 25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동계올림픽 폐회식에는 1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불꽃으로 하늘을 수놓았다./뉴시스

대회 마지막 날 한국 여자 컬링과 남자 봅슬레이는 그동안 불모지와 같았던 종목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며,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와 함께 대회 피날레를 세계인들의 박수속에 화려하게 장식했다.

2022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중국 베이징(北京)의 차기 개최도시 공연도 중국의 거장 장이모우 감독의 지휘 아래 화려하게 펼쳐졌다.

이번 올림픽은 그동안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 편중됐던 메달 종목을 스켈레톤, 스노보드, 컬링, 봅슬레이 등으로 확장하면서, 한국 스포츠의 저력과 향후 가능성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4개 종목에 출전해 3만7400m를 질주한 끝에 금메달을 따내며 국민을 감동시킨 노장 이승훈의 불꽃투혼, 빙속 여자 500m 경기 뒤 이상화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보여준 선수들간 배려와 우정, 스켈레톤 1인자로 올라선 윤성빈의 놀라운 투혼과 금빛질주는 벅찬 감동을 안겨줬다.

‘팀 킴’ ‘영미 중독’ ‘갈릭 걸스’ 등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여자 컬링팀과 아시아 첫 은메달을 딴 봅슬레이 4인승팀 역시 한국스포츠의 위상과 저력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다시 치른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포츠를 통해 대립과 반목, 갈등을 녹여낸 올림픽정신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일부 야당의 ‘평양올림픽’이라는 비아냥과 색깔론에도 불구하고, 온 국민이 힘을 다해 헌신적으로 일궈냄으로써 ‘평화올림픽’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는 가장 성공적인 동계올림픽 대회로 평가해야 마땅하다.

북한 선수단 참여로 평화올림픽 구현, 세계가 주목하다

▲ 25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태극기와 인공기, 그리고 한반도기를 흔들며 함께 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평창올림픽에 이르는 길은 험난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계속됐고, 이에 대한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로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올림픽이 제대로 치러질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일부 국가는 대회 참가를 망설였고, 미국의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단은 출전을 거부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놓고 남남갈등이 떠올랐고, 북한선수단의 합류로 혹시나 올림픽 출전에서 피해를 입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일부 선수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그러나 사상 최대 규모인 92개국 29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평창올림픽은 북한의 참가가 확정되면서 인류의 화합과 평화를 다진 스포츠제전으로 승화됐다.

개회식 때 남북한이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입장하는 장면은 전 세계에 한반도의 평화 가능성과 함께 인류의 평화를 위한 올림픽정신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당초 평창올림픽은 북핵 위기가 고조된 분단국가에서 열린다는 점 때문에 흥행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IOC의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를 받은 북한 선수단이 우리 선수들과 11년 만에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을 하면서 한반도에는 평화와 화해의 물결이 넘실거렸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 고위급 대표단과 오찬을 마친 후 로비로 나서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하는 상징적인 장면에서 평창올림픽은 ‘평화올림픽’으로 승화됐고, 세계인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방남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은 각국 언론을 통해 세계 곳곳에 전해졌고,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면서 평화올림픽의 가치를 널리 알렸다. 북한의 참가는 평창올림픽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성공적인 흥행을 일궈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대회 운영도 완벽했다. 외신들도 “흠잡을 것 없는 게 흠”이라고 호평했고, 입장권 판매율은 목표치를 상회하는 98%를 기록하면서 적자올림픽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은 133만여명에 달했고, 이들은 종목과 국가를 가리지 않고 뜨거운 응원전을 펼쳐 외신의 호평을 받았다.

설 연휴까지 반납한 채 올림픽 성공을 위해 헌신한 자원봉사자 1만6000여명의 열정적인 희생과 노력은 대회 성공을 이끌었다. 외신들은 평창올림픽이 첨단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스마트 올림픽’, 테러 위험 없는 ‘안전 올림픽’, 철저한 도핑 검사로 약물 없는 ‘클린 올림픽’이었다는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경험과 노하우, 열정이 다시 한번 성공적인 올림픽을 이끌어낸 것이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참석한 가운데 25일 열린 평창올림픽 폐막식의 주제는 ‘미래의 물결’이었다. 우리 전통 색채와 현대 예술이 결합한 옴니버스 형식의 춤과 미술, 영상 등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표현했다.

정보기술 강국다운 최첨단의 기술과 예술이 함께 펼쳐진 역사적인 장관에 세계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남북 선수단은 태극기와 인공기, 한반도기를 함께 흔들며 각국 선수단, 자원봉사자, 관람객들과 함께 올림픽 정신을 구현했고, 바흐 IOC 위원장의 폐막선언과 함께 감동적인 마무리를 연출했다.

패럴림픽 이어 각종 교류와 행사 통해 남북협력 성공시켜야

평창올림픽 성공적 개최 과정에서 보여준 국민적 열기와 우리 선수들이 땀과 눈물로 일궈낸 성취는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한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25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해 축하공연을 펼친 가수 씨엘, 그룹 엑소 멤버들과 환담하고 있다./청와대=뉴시스 제공

평창에서 구현된 평화의 정신으로 곳곳에서 전쟁과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지구촌의 평화를 회복하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행복하고 살기좋은 미래와 평화를 위해 인류가 함께 올림픽정신으로 출발해야 할 것이다.

평창올림픽은 막을 내렸지만 경제적으로도 성공한 올림픽이 되도록 정부와 강원도는 최대한 협력과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평창패럴림픽뿐 아니라 4월과 6월 예정된 남북 스포츠 교류도 활성화해야 하고, 다양한 인도적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 등 행사도 이어져야 한다.

평창올림픽에서 이뤄진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향후 다양한 국제대회와 경평축구 등 상호 교류의 장에서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

또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개최 검토를 발표하고, 장웅 북한 IOC 위원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호응한 것은 향후 성공적인 남북 교류의 지표가 될 것이다.

올림픽의 성화는 이제 꺼졌고, 축제의 시간은 지났다. 평창의 성화가 피워낸 인류 평화와 화해의 씨앗은 세계 곳곳에서 평화와 번영의 꽃으로 활짝 피어날 것이다.

북한도, 미국도 문재인 정부가 주도하는 평화의 정신에 발맞춰 평화 올림픽의 정신을 구현함으로써 포스트 평창시대에 대화와 협상의 미학을 발휘해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 김홍국 편집위원은 문화일보 경제부 정치부 기자, 교통방송(TBS)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경기대 겸임교수로 YTN 등에서 전문 패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MBA(기업경영)를 취득했고, 리더십과 협상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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