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 드디어 2월 9일, 세계가 고대하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한다.

▲ 김홍국 편집위원

2월 9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평창과 강릉, 정선 등지에서 온 국민의 여망과 꿈을 담아, 세계인이 함께 하는 축제이자 제전으로 열리게 된다. 세계 92개국에서 3000여명이 참가해 4년간 닦아온 기량과 열정을 선보이는 지구촌 최고이자 최대의 축제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대회에 이어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국가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나가노에서 개최된 1998년 동계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세 번째 개최된다. 대한민국에서는 사상 최초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이며, 1988년 하계올림픽 개최 이후 3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번 올림픽은 온 국민이 힘을 모아 꼼꼼하게 준비해왔다. 모든 경기 시설은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30분대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배치해 선수와 경기 중심 올림픽 대회가 되도록 했다.

모든 경기는 총 12개의 경기장에서 열리며, 전국 곳곳과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선수단을 돕고 있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욱 밝게 키워나가겠다는 국민들의 뜨거운 열망도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 하나된 열정, 평창에서 확인하는 올림픽정신과 대한민국

이번 평창올림픽이 개최되는 17일 동안 70억 세계인의 이목은 아시아의 작은 마을 평창에 쏠릴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는 7개의 경기, 15개의 종목, 102개의 세부 종목의 다양한 경기가 열린다.

▲ 북한 응원단이 7일 오전 경의선 육로를 통해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로 입경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알파인 스키(금메달 11개), 바이애슬론(11개), 봅슬레이(3개), 크로스컨트리 스키(12개), 컬링(3개), 피겨스케이팅(5개), 프리스타일 스키(10개), 아이스하키(2개), 루지(4개), 노르딕 복합(3개), 쇼트트랙(8개), 스켈레톤(2개), 스키점프(4개), 스노보드(10개), 스피드스케이팅(14개) 등 15개 종목에서 모두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한국은 20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 4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통적인 강세종목인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 부문에서 좋은 성적이 기대되며, 슬라이딩 종목과 컬링, 스노보드 등에서도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평창올림픽의 공식 슬로건은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다. 이는 평창올림픽이 세계인이 서로 영혼을 교감하는 세계적인 축제의 장으로서 한국인의 따뜻한 정을 완성해가는 곳임을 상징한다.

올림픽 정신과 한국인의 따뜻한 정도 포함된다. 또 언제 어디서나 모든 세대가 참여할 수 있고 서로 영감을 주는 공간을 가리키며, 새로운 시작과 세계의 조화, 동계올림픽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을 표현한다.

People. Connected(사람과 사람을 잇는 올림픽), Possibility. Connected(가능성을 열어가는 올림픽), Peace. Connected(평화를 잇는 올림픽), PyeongChang. Connected(평창 동계올림픽), Place. Connected(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올림픽)라는 뜻도 의미한다.

올림픽과 세계인의 이상이 평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홍익인간·광명이세(弘益人間光明理世) 정신과 만나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 평창동계올림픽 대한민국 대표팀 입촌식이 열린 7일 오전 강원도 강릉 올림픽 선수촌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축하공연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뉴시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지난 1월 20일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발표하면서 “올림픽은 다리를 놓을 뿐 결코 벽을 세우지 않는다. 올림픽 정신은 존중과 대화, 이해이며 평창올림픽은 한반도의 더 밝은 미래를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 동서화합의 장이 됐고, 평창올림픽은 남북 사이의 벽을 넘어서 ‘하나된 열정’으로 한반도를 포함한 전 세계의 분쟁과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 정착의 가능성을 키워나갈 것이다.

◇ 북한 참가, 남북단일팀, 세계 올림픽 역사를 다시 쓰다

이번 올림픽의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그동안 각종 북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북한이 참가한다는 점이다.

남한과 북한, 즉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참가하며, 여자 아이스하키 팀은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여 참가할 예정이다.

다시 말해 세계에서 총구를 겨누며 대결해온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 대화와 협력이 시작되는 평화올림픽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평화와 스포츠를 통한 숭고한 교류 및 협력을 담은 올림픽정신에 부합되는 일이다. 핵과 미사일, 잦은 도발로 인해 국제사회에 갈등요소가 되어온 북한이 올림픽을 계기로 국제사회에 복귀해 스포츠와 문화 교류를 나누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6일 강원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훈련 중 이규선(왼쪽 두번째) 코치와 미소짓고 있다./뉴시스

북한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체제선전에 나선다 하더라도, 성숙한 시민의식과 촛불혁명으로 대표되는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전통을 가진 우리 국민들은 북한이 딴 맘을 먹지 못하도록 더욱 단합되면서도 따뜻하고 포용적인 모습으로 세계에 한민족의 자부심을 심어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개최국의 자부심을 갖고 온 국민이 단결해 당당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일 때 세계인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것이라는 점이다.

냉전의식에 찌들은 일부 극우보수 세력과 적폐청산에 위기감을 느낀 국정농단 세력들은 평창올림픽의 평화정신을 왜곡해 ‘평양올림픽’이라는 색깔론을 붙이고, 극단적 종북몰이를 통해 이념공세를 펼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보수 세력의 몰락으로 침몰했던 국정농단 세력들은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해 평창올림픽을 흠집냄으로써 정치적 주도권을 쥐려는 정략적 구태정치를 반복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국제사회가 소망하는 평화올림픽을 훼방하고, ‘평양올림픽’이라는 황당하고 무책임한 색깔론 선동에 나서고 있고, 총리·장관을 상대로 “북한 대변인이냐”고 비아냥대는 막말 공세에 나서는 상황이다.

권위주의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국민 개개인의 인권과 권리가 존중되는 민주사회로 진입한 데다 시민의 정치적 의식이 높은 글로벌시대에 낡고 케케묵은 색깔론을 들이대는 한심한 반역사적, 퇴행적인 공세가 펼쳐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다행인 것은 여야가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와 동계패럴림픽대회 기간 동안 정쟁을 중단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국회는 지난 7일 본회의를 열고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올림픽정신 구현을 위한 국회 특별 결의안'을 처리했다. 총 165명의 의원들이 투표해 160명이 찬성했다.

이 결의안은 지난 5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3당 원내지도부가 합의해 이날 제출됐으며, 모두 5개의 항목으로 구성됐다.

▲ 안토니오 구테헤스 UN사무총장이 7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9일)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로 입국하고 있다./공항사진기자단=뉴시스

주요 내용으로는 △올림픽을 여야 이념적 대립의 도구로 삼지 않고, 정치적 공방과 갈등을 자제한다 △정부로 하여금 올림픽 기간 정쟁의 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줄 것을 촉구한다 △올림픽대회 이후에도 북한당국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긴장완화를 위해 최대한 협조할 것을 촉구하다 등이 담겼다.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이고 만시지탄의 감회를 갖는다. 여야 정치권과 정부, 시민단체 등 각계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함께 단합하고 힘을 모아 기여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올림픽 계기로 한반도 평화정신을 세계사에 기록하자

이제 평창올림픽에는 21개국 26명의 정상급 인사가 평창을 방문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 등 각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오게 된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대해 지난해 촛불혁명을 통해 입증한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아무런 사고나 갈등 없이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북한이 대화에 나서며 핵도 포기할 수 있도록 변화를 만들어냄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도 이뤄나가야 한다.

이는 민족적 역사적 책무이고, 한반도에 사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다. 또 수많은 애국지사와 순국선열, 해외 동포와 북한주민들도 꿈꾸는 민족의 염원이고, 이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경우 이번 평창올림픽은 통일의 정화수를 끌어올릴 소중한 두레박이 될 것이다.

온 국민이 극단적 세력을 질타하고 배격하면서, 평화올림픽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남북은 통큰 결단과 평화 및 화합을 위해 나가는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위기와 도전의 시대적 상황을 극복하고 화합과 통일의 길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남북한의 지도자들은 서로 손을 내밀고 함께 응원하는 민족정신을 발휘해야 하며, 상호간의 대결 국면에서 벗어나 협력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고 체면을 세워주는 ‘협상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의 행정동인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열리고 있는 여성 관련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자료사진】

럼프의 미국, 시진핑의 중국, 아베 신조의 일본,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 등 스트롱맨 지도자들이 포진한 열강들도 올림픽정신으로 복귀해야 한다.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국가주의적 정책으로 대한민국의 외교안보를 위협하며 거센 풍파와 혼돈의 메시지를 보내던 과거에서 벗어나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와 행복에 기여하는 대국적인 외교를 펼쳐야 할 것이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한반도에서 핵과 미사일을 비롯한 전쟁의 우울한 그림자를 지우고,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앞장서는 한반도의 이미지를 지구촌에 심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다.

남북한이 상생과 협력, 협상과 배려의 정치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회복하고, 국민이 행복하고 살만한 사회, 세계사의 발전과 번영에 기여하는 대한민국을 재창조하길 기대한다.

온 국민과 세계인들이 하나된 한국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선전과 열정을 응원하고, 하나된 한반도가 세계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더욱 큰 자부심과 영광의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의 역사적 책임이다.

※ 김홍국 편집위원은 문화일보 경제부 정치부 기자, 교통방송(TBS)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경기대 겸임교수로 YTN 등에서 전문 패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MBA(기업경영)를 취득했고, 리더십과 협상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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