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이 또 통했다.

베트남이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4강에 합류했다.

베트남은 20일(한국시간) 중국 장쑤의 장쑤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이라크와 연장전 포함 120분 간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겼다.

▲ 박항서 감독/뉴시스 자료사진

호주를 꺾고 D조 2위로 토너먼트에 합류할 때까지만 해도 이쯤에서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아직 배가 고픈 베트남은 C조 1위 이라크마저 삼키는 파란을 연출했다. 동남아시아 국가가 이 대회 4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 돌풍의 중심에는 박항서 전 한국 축구대표팀 코치가 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과 2년 계약을 체결한 박 감독은 불과 3개월 만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성적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박항서 감독의 지도 아래 자신감과 조직력을 다진 베트남 선수들은 한층 단단한 플레이로 강호들과 대등하게 맞서고 있다.

베트남 매체 '소하'는 이날 승리에 대해 "믿을 수 없다"면서 "U23 베트남 대표팀이 아시아에 승리의 발자국을 남겼다"고 대서특필했다.

이 신문은 베트남이 지난 2016년 U-19 아시안 챔피언십에서 개최국 바레인을 1-0으로 꺾고 4강에 진출한 역사를 떠올렸다.

한 수 위로 분류되는 이라크에도 전혀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몸을 내던지며 선제골을 가져갔다. 전반 12분 코너킥 기회에서 응우옌 꽁 프엉이 자신 앞에 흐르는 오버헤드킥을 밀어 넣어 1-0을 만들었다. 전반 29분 페널티킥을 허용한 베트남은 이라크의 공세를 버텨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베트남은 연장 전반 4분 만에 역전골을 헌납했다. 그러자 박 감독은 더욱 공격적인 포진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마지막 15분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베트남은 1-2로 끌려가던 연장 후반 3분 판반둑의 왼발 터닝슛이 골망을 흔들면서 균형을 맞췄다. 4분 뒤에는 하둑친의 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4분을 남기고 통한의 세 번째 골을 내줬지만 베트남은 무너지지 않았다. 승부차기에 나선 키커 5명이 모두 침착하게 골을 넣으면서 승리를 완성했다. 이라크는 첫 번째 키커의 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땅을 쳤다.

이번 대회 최고 이슈팀으로 급부상한 베트남은 23일 카타르를 상대로 결승 진출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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