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말 기준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비율 101.1%…지난해 4분기이후 증가세 확대

[이코노뉴스=조희제 기자] 우리나라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가계 소득 여건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 (그래픽=한국은행 제공)

24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기준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101.1%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친 통계다. 가계 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가계부채는 1682조1000억원으로 1년 새 7.0% 늘면서 지난해 4분기 이후 증가세가 점차 확대되는 상황이다.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7.2%)가 확대된 가운데 기타대출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6.8% 늘었다.

이에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소득증가율 둔화 등으로 10.7%포인트 상승한 171.3%를 기록했다. 반면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45.4%로 2.0%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의 소득은 줄어들고 채무는 늘어나면서 가계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LTI)은 3분기 말 평균 225.9%로 전년 말 대비 8.4%포인트 상승했다. 또, LTI가 300%를 넘는 차주 비중도 1.3%포인트 확대됐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차주의 LTI가 250.6%로 가장 높았다. 30대 이하의 LTI는 221.1%로 전년 말 대비 14.9% 상승했고 40대의 LTI는 229.4%로 전년 말 대비 9.9%포인트 오르는 등 30대 이하와 40대의 LTI가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소득별로는 저소득 차주의 LTI가 328.4%로 가장 높았다. 이들의 LTI 상승 폭도 15.5%포인트 증가로 중소득 8.6%포인트 상승, 고소득층 7.1%포인트 상승을 두 배가량 웃돌았다.

가계의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은 3분기 현재 35.7%로 2018년 말 39.6% 이후 하락 추세를 보였다. 대출금리 하락과 주택담보대출 만기 장기화의 영향이다.

한은은 "부실 위험이 이연되고 신용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가계부채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가계부채 과도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엄격한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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