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진행된 ‘환경분야 소셜 비즈니스 발굴 사업화지원 성장지원금 전달식’에서 SK이노베이션 임수길 홍보실장(오른쪽)과 ‘라잇루트’ 신민정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 Lithium-ion Battery Separator)은 전기차 배터리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같은 IT 기기의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그야말로 ‘핵심소재’다. 얇은 필름 모양으로 마치 비닐처럼 생겨 언뜻 보기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기술 장벽이 매우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미세한 스크래치로 인해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산업 특성 상 과잉 생산 후 발생하는 재고로 매월 축구장 면적의 130배에 해당하는 1백만m2 상당의 분리막이 버려지고 있다. 이를 20L짜리 종량제 봉지로 환산하면 월 240만 개에 달한다. 더구나 이 분리막은 재활용이 어려워 폐기물로 처리되고 있어 환경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다.

최근 친(親)환경을 넘어 필(必)환경으로 환경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선 사회적기업이 있다.
 
‘지속가능한 패션사업 조성’이라는 미션을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친환경 사회적기업 ‘라잇루트’는 폐기되는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과 천연 소재인 ‘울’을 접목해 ‘업사이클링 고기능 울 신소재’를 개발했다.

‘라잇루트’의 업사이클링 고기능 울 신소재는 분리막의 단면 구조가 고어텍스(Gore-tex)와 유사해 내부의 습기를 쉽게 배출하고 외부로부터의 방수 기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라잇루트’는 분리막과 울 소재를 친환경 접착제로 붙여, 천연 소재인 울에서 기대하기 힘든 투습성과 방수성을 분리막을 통해 보완하며 신소재로 재탄생 시킨 것이다. 이로써 버려지던 분리막은 ‘라잇루트’를 통해 환경적 가치를 지닌 새로운 제품으로 태어났다.

사회적기업 ‘라잇루트’는 환경적 가치는 물론, 청년 디자이너와 기회를 나누며 사회적가치도 함께 창출하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 지망생이 본인의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라잇루트’는 디자이너 지망 교육생을 선발해 3개월 동안 지원한 뒤 옷을 제작하면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교육과 판매를 동시에 지원할뿐 아니라 이로 인해 발생한 수익금은 교육생과 나누며, 일정 부분은 다음 교육생을 위해 쓰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환경부와 함께 환경문제 해결 및 환경 분야 사회적경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환경 분야 소셜 비즈니스 발굴 공모전(이하 공모전)’을 시행하며 사회적기업/소셜벤처 등을 발굴, 육성 지원하고 있다.

소셜 비즈니스 기업과 상생하며 환경 분야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ESG* 경영 모델을 만들기 위함이다.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는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에서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를 뜻한다.

지난 11월 25일, SK이노베이션은 올해 공모전에 참여한 92개 업체 가운데 ▲환경 분야 사회적가치 창출 규모, ▲성장 및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 최종 성장 지원 대상 3개사를 선정했다.

이날 사회적기업 ‘라잇루트’는 버려지는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을 업사이클링해 고기능성 원단을 개발하여 창출하는 환경적 가치를 높게 평가 받아 최종 선정됐으며, 2억 원의 성장 지원금을 받는 주인공이 됐다.

더 나아가 SK이노베이션은 성장 지원금 전달과 함께 사업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모색하고, ‘라잇루트’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재무, 법무, 마케팅, 홍보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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