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분기 가계신용-전분기보다 44조9천억원 증가한 1682조1천억원…기타대출 사상 최대폭 늘어

[이코노뉴스=조희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 등의 영향으로 가계부채가 1700조원 가까이 치솟으며 사상최고치를 또다시 새로 썼다.

▲ (그래프=한국은행 제공)

24일 한국은행의 '2020년 3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682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4조9000억원 증가해 2016년 4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사상최고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증가율은 7%로 지난해 3분기(3.9%) 이후 4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분기 기준 증가폭(44조9000억원)은 역대 두번째로 컸다.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분기는 46조1000억원을 기록한 박근혜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6년 4분기였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1585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39조5000억원 늘어나며 2016년 4분기 이후 최대폭 증가했다. 지난 1분기 13조4000억원, 2분기 24조2000억원 늘어나더니 3분기 증가액이 40조원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은 17조4000억원 늘어 2016년 4분기(24조2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기타대출이 695조2000억원으로 22조1000억원 늘어나 사상 최대폭으로 뛰었다. 3개월새 늘어난 기타대출 규모가 지난해 연중 증가액(23조1000억원)에 맞먹은 수준이다. 부동산·주식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수요는 지속되는데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옥죄자 풍선효과로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기타대출의 경우 한 분기 만에 작년 전체 증가폭(23조1000억원)에 육박하며 통계 편제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를 기록했다"며 "주택자금 및 주식자금 수요와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 증가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기관별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821조원으로 26조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13조6000억원, 기타대출이 12조3000억원 불어났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8000억원 감소했지만, 기타대출은 3조9000억원 급증했다. 증권사가 포함된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10조4000억원 증가했다.
판매신용 잔액은 96조6000억원으로 5조4000억원(5.9%)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증가 규모다. 판매신용에는 대금 결제 전 카드사용 금액 등이 포함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억눌렸던 소비가 비대면 구매를 중심으로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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